중국인, 돌려 말하는 습관 많아
계약서작성때 문구등 따져봐야


중국 절강성(浙江省)에서 완구제품 제조사를 합자방식으로 운영하는 모 기업의 B씨는 요즘 중국 측 파트너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처음 계약할 때와 다른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각종 취득세와 신고세를 중국 측이 부담하기로 했지만 물가상승이나 환율 등의 영향에 따른 손해를 핑계로 그 부담을 B씨에게 전가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시발은 계약서

초기에 문구를 애매모호하게 적다보니 중국말이 어두운 B씨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병만 앓고 있다.

중국인의 외국인에 대한 불만

중국인과의 동업을 전제로 하는 합자나 합작방식의 경우 상호 신뢰를 전제로 하지만 그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게 계약서 작성이다.

중국인들은 동업을 전제로 만나는 한국인이나 일본인에 대한 불평이 많다.
중국 사람들끼리 사업을 할 때는 대충 구두로 말해도 알아먹는데 한국인이나 일본인들은 도대체가 문서화를 계속 요구하니 귀찮아 죽겠다는 거다.

물론 이런 계약형태를 보고 문화의 차이라고 운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돈이 오가는 사업이 아닌가.
철저한 문서화,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물론 중국인들도 사업 파트너의 요구에 따라 계약서를 철저히 하려고는 하지만 그래도 위와 같은 경우가 생겨나기도 하니 그 중요성을 재삼 강요해도 부족하지 않다.

제발 돌려 말하지 말라고!

중국어의 특성 중에는 완곡함이라는 게 있다.
설득이나 비평에 있어 직접적인 것을 꺼리는 그들은 항상 핵심을 돌려 말하곤 한다.
그래서 성질 급한 사람들이 중국인들과 얘기를 하다 속이 터져 죽겠다고 말하는 것도 이해가 안되는 게 아니다.
이런 중국인들의 에둘러 말하는 습관은 계약서 작성 때도 마찬가지다.
책임 소재나 손실 부담 그리고 이윤 분할, 채용문제 등 수많은 금전·노무에 관련된 조항에 직접적인 책임을 명시하기 보다는 '노력하겠다'는 식의 애매모호한 어구를 적어놓기에 위와 같은 문제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따라서 리스크가 매우 큰 구두계약은 절대 피해야 한다.
물론 계약 초기 서로 우의를 다진다는 뜻으로 중국 측 파트너 요구에 따라 계약서 작성에서 일정 부분 완곡한 표현을 수용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후 책임공방이나 이윤분할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법에 호소할 수 없다는 위험이 있음을 명심한다면 반드시 명확한 문구 삽입과 세부조항 작성을 통해 사전에 이런 위험을 차단하길 권한다.



/글=박정동 소장·박재정 연구원
인천대학교 중국학연구소 (www.uic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