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동구는 재개발사업이 진행중인 수도국산 주거환경개선지구(동구 송현동)에 「달동네 박물관」을 건립키로 했다고 한다. 주택공사와 인천시의 예산지원을 받아 2002년까지 전시실 특별기획실 강당 등을 짓는다는 것이다. 달동네 박물관은 단순히 자료를 보전하는 차원을 넘어 인간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며 동시에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능동적으로 지식을 엮어갈 수 있게 도와주는 자유공간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달동네 박물관추진위원회가 『인천의 옛모습과 향수를 소개해주는 인천근대사의 산물로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것도 바로 그런 의미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인천지역사상 수도국산 만큼 민초들의 애환이 깃든 곳도 드물다. 전쟁으로 인해 고향과 가족을 잃은 숱한 사람들의 발자취가 구석구석에 어려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동구는 박물관에 전시할 사진 등 각종 자료를 수집하는 수도국산 물품수집 작업을 벌이는 한편 달동네와 관련된 자료를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모집하기로 했다니 다행한 일이다. 현재 수집된 것이라야 주소가 새겨진 문패 등 겨우 60여점에 불과하다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기에 달동네 박물관 사업이 보다 충실해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사업의 기초를 놓는 일에 더 치중해야 하리라고 본다. 이런 사업에는 지자체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문제점이 따른다. 이를 감안하여 사회단체나 뜻있는 사람들이 나서 적극 협력하는 것은 좋은 일일 것이다. 꼭 값비싸고 멋있는 것만이 박물관 소장품이 될 수 있는것이 아닐텐데 민초들의 시름을 달래주었고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어루만져주었던 수도국산이야말로 인천인들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의미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역사는 기억하고 기념하는데만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거울로 삼는데 더 큰 뜻이 있다. 전시품을 수집-보존하고 정확한 고증으로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의 이해를 높이는 것도 관계자들이 힘을 기울여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