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정부 투자기관 및 산하단체에 진출했던 여권 인사들이 16대 총선에서의 여의도 입성을 위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현재 총선출마가 유력한 정치인 출신 주요 산하기관 및 단체장은 20여명에 달하고 있으나 선거가 임박하면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여권은 이들이 떠난 빈자리를 앞으로 여권내 후보자들의 교통정리에 활용하거나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연합공천이 실현될 경우 후보자 조율을 위한 카드로 적절히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역 육군대장 출신인 오영우 전 한국마사회장은 지난 15일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표를 제출하고 고향인 전북 군산으로 향했다. 오 전회장은 이미 지난 9월부터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유권자들에게 얼굴을 알리는데 힘써왔다.

 또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과 마찰을 빚어 사퇴요구를 받았던 엄대우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도 지난 10월19일 사표를 내고 일찌감치 군산지역 터잡기에 나섰다.

 13, 14대 의원을 지낸 조부영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도 고향인 청양·홍성에서 출마하기 위해 지난 21일 임기를 5개월 가량 앞두고 퇴임한 뒤 친정인 자민련으로 복귀했다.

 현직 인사중에선 우선 3선 경력의 김덕규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이 총선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 이사장은 15대 총선 당시 텃밭인 중랑을에서 신한국당 공천으로 출마한 김충일 의원에게 당한 패배의 설욕을 벼르고 있으나 김 의원이 당선 이후 국민회의에 입당, 공천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달 신당 2차 영입인사로 발표되면서 정치권에 입문한 이득렬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문화방송 뉴스 앵커와 사장을 지낸 경력과 높은 지명도를 무기로 서울 성동을 출마를 노리고 있다.

 동교동 가신 출신인 배기선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도 경기 부천 원미을 지역구를 노리고 있고, 14대 의원을 지낸 나병선 한국석유개발공사 사장은 서울 성동갑 공천을 놓고 「386 소설가」인 김지용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실차장과 일전을 앞두고 있다.

 국민회의 당료 출신인 배기운 보훈복지공단 이사장은 남궁진의원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떠나면서 무주공산이 된 경기 광명갑에서, 조동회 의료보험관리공단 감사와 아태재단 출신인 강재홍 교통과학연구원장은 고향인 전남 순천에서 공천을 노리고 있다.

 15대 총선때 지역구를 광주에서 서울 서초로 옮겨 낙선한 정상용 뉴서울골프클럽 사장이 재기를 노리며 서울과 광주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으며 연청 부회장을 지낸 안영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감사는 전남 광양에서 출마를 준비중이다.

 이밖에 14대 의원을 지낸 유인학 조폐공사 사장도 파업유도 의혹사건이 어느 정도 수습되자 호남지역 공천을 희망하고 있으며 박석무 한국학술재단 이사장도 호남이나 서울지역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