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에게 있어 지난해는 우울한 한 해였다.
 IMF 영향으로 위축됐던 장세(場勢)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재테크의 또 다른 축을 이루고 있는 증권시장은 호황을 누려 마음고생까지 감수해야만 했다.
 그러나 올해도 이들의 입가에 웃음꽃이 피기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난망한 일인 듯하다.
 부동산 순환주기에 따르면 99년은 경기회복과 더불어 부동산경기가 살아나는 시기였으나 기대에 못미쳤으며 2000년 역시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경기가 활성화되기는 힘들리라는게 관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경기가 증권시장처럼 IMF 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적어도 2~3년은 더 있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지역별로 다소의 기복은 있으나 올해 인천·경기지역 부동산경기는 지난해보다는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인천지역의 경우 경기가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대형아파트 매매보다는 전세나 소형아파트 중심의 매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아파트가격이 오를 만큼 오른 수준에서 형성돼 있는데다 최근들어 주식투자 등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부동산시장보다는 금융쪽으로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우문제로 제2의 IMF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아 부동산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 인천시지부 이내원 지부장은 『아직 IMF가 지속되고 있고 대우사태도 불투명해 인천지역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활기를 띠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남동구 구월동 행운공인중개사 박동서씨는 『내년에 인천지역 부동산시장은 특별한 호재가 없으며 건설업체들조차 인천이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으므로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례로 남동구 서창동과 장수동, 운연동, 수산동 등은 이미 오래전에 토지구획지구로 지정됐으나 자금문제로 수년째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IMF 기간중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경매도 현재 물량이 3분의 2로 줄었으며 향후 지속적인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반면 신도시이면서 인천지하철 역세권인 연수·계양지역은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매매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평 삼산동이나 부천 상동지구는 분양가가 평당 4백만원가량으로 이들 지역이 그나마 침체된 아파트시장의 매매와 가격을 주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수구 동춘동 사랑방 공인중개사 이희광 대표는 『지난해 IMF영향으로 서민층이 크게 늘어난 만큼 전세시장은 다소 활기를 띠어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수급에 민감한 전세와 소형아파트의 경우 물량부족현상이 나타나면서 이같은 추세가 점차 중대형 주택시장으로 파급될 수도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그러나 경기지역은 인천과는 달리 신규 개발지와 그린벨트 해제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는 거래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우선 토지시장은 가격상승폭이 전국적으로 물가상승률과 흡사한 5%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경기지역은 투자가치가 높은 곳이 많아 이보다 높은 7~1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주택건설업체들이 여전히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내년도 경영전략을 자체 사업보다는 토지소유자와의 공동사업 또는 단순 수주사업 위주로 변경하고 있어 상승폭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주택시장도 전셋값 상승 등에 힘입어 매매가격 상승률이 최고 10%에 달하고 지역별로는 인기지역의 경우 활발한 움직임이 예상되나 비인기지역이나 미분양 아파트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차별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부천 상동지구를 시작으로 내년에 총 2만여가구의 신규 분양아파트를 쏟아낼 파주 교하, 의왕 내손, 용인 신봉지구, 죽전지구 등 경기도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은 그 규모뿐 아니라 입지적인 여건 또한 좋아 경기지역은 물론 내년도 국내 부동산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곳으로 벌써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진국·심언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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