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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군포의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한 경찰관들은 용의자 강모(39) 씨에게서, 살해된 피해자 가족에 대한 죄책감을 찾아 볼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남아있는 자기 아들들이 살아갈 걱정은 했다고 한다.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한 발짝도 못나가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극단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바로 양심을 지키고 남을 배려하는 수퍼에고(Super-ego), 즉 초자아 기능에 큰 구멍이 생긴 데서 연유된 행동이다.

초자아는 정신구조 내에서 사회가치, 양심, 이상과 관련있는 영역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는 자기절제, 자기억제 기능이 함께 작동돼야 가능하다.

나의 욕망, 욕구, 즐거움, 행복들이 남에게 피해가 가거나 괴로움을 주는 경우 이를 억제할 수 있어야 더불어 사는 사회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실천·체험을 통해 터득하도록 유아교육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지도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로버트 풀검의 저서에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알고는 있는데 지켜지지 않는 기본생활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내용이다.

인성교육은 반드시 때가 있다. 인성교육은 시기를 놓치면 그 행동을 바로 교정하는 것이 어렵고 힘들어진다. 흔히 교육실천가들은 인성교육에서 중요한 것으로 '더불어 살 줄 아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요약한다.

어려서부터 이 세상은 홀로 외롭게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고 하는 것을 실천·체험을 통해 익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기분이나 입장을 생각해 보는 태도의 육성이 인성교육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이웃과 더불어 생활하지 못하는 사람을 만든 가정이나 학교는 실패한 교육기능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가정이나 학교가 더불어 살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인성교육에는 관심이 없고 좋은 대학, 좋은 학과에 들어 갈 수 있는 '공부 잘 하는 교육'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있는 사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어린 시절부터 품행 장애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이 자라고 있고 또 어디엔가 군포 연쇄살인 용의자와 같은 사람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이 세상이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더불어 사는 사회의 인성교육은 타인을 배려하는 기본 지키기 교육을 습관이 되도록 일관성 있게 지도할 때에 효과가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 때문에 불쾌하고 기분 나빴던 기억은 오래 갖고 있지만 반대로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을 언짢게 했던 일은 금방 잊는지도 모른다.

인천시교육청 관내 학교들은 지금껏 실천·체험 위주의 인성교육에 역점을 두고 심혈을 기울여 왔다.

앞으로 유·초·중·고교 단위에서 인사 예절, 친절한 대인관계, 청결 관리, 공공시설물 이용법의 기초 등 실천하고 체험할 수 있는 행동 요소들을 정리하여 연중 일관성 있게 지도하고 그 효과가 행동으로 전이되고 습관화 되도록 더욱 인성교육을 초점화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인성교육은 많이 아는 것보다 기본적인 몇 가지를 실천하여 우리 사회가 밝아지는데 한 몫을 하는 인간 육성이 중요함을 일깨우는데 있어야 한다.

더불어 살 줄 모르면 능력이 좋아도 소용없다. 기본 가치에 충실한 사람만이 요즈음 같이 전 세계가 경제 위기로 난국에 처해 있을 때 승리 할 수 있다.

세계 일류 명품도시 인천 만들기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인성교육을 통하여 친절하고 예의 바르며 질서 잘 지키는 인천인의 육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올 한해도 인천교육의 첫 번째 교육시책이 모든 인천시민의 호응과 공감대 속에 추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병옥 인천시교육위원회교육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