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연말 총재회담을 통해 『반성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가칭 『뉴밀레니엄 정치 공동선언』 발표를 추진하고 있어 야당의 호응여부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언론문건 국정조사 문제만은 해결돼야 총재회담에 응할 수 있다는 자세를 풀지 않고 있으나, 반드시 국정조사 방식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권이 제시할 『대안』에 따라 여야 총재회담의 물밑협상이 급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대야 협상 전권을 위임받은 국민회의 박상천 총무도 22일 청문회 형식의 국정조사는 받을 수 없지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 형식은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여권에서도 야당 요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키는 대안을 모색중임을 내비쳤다.

 여권이 여야총재회담에서 공동선언을 추진하는 것은 무엇보다 이만섭 총재권한대행이 표현한 대로 『불신의 도를 넘어 증오』에 이른 국민의 정치불신이 사회질서와 기강의 붕괴를 초래할 정도로 악화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이러한 실망감을 치유하지 않고는 앞으로 국정운영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기 때문에 새 천년을 맞아 국민"게 정치 선진화의 기대를 걸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긴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권은 국민의 정치불신이 여야 『리지 않고 정"권 전반을 향한 것이기 때문에 16대 총선을 앞두고 야당측도 『공멸』의 우려를 공감, 새 정『를 지향하는 공동의 노력을 다짐하는 데 응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김대중대통령도 지난 19일 KBS 대담프로그램에서 이같은 취지의 언급을 했다』면서 앞으로 총재회담, 신년사 등 각종 계기를 통해 반성을 토대로 정치안정과 미래의 희망을 불어넣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야당이 요구하는 언론문건 국정조사 문제에 대해 비교적 신축적인 자세를 가져온 것도 『새 천년을 맞아 새로운 희망을 위해 묵은 현안들을 연내에 다 털어버리자』는 뜻이라는 것.

"김대통령은 이러한 공동선언을 통해 국민들을 안심시키면서 사회기강 확립에도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은 특히 옷로비 의혹사건 등이 장기화되면서 사회 지도층과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 등에 따른 공권력의 『권위』 실추를 우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