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황규광동얀탄소고문
2008년 8월 09일 (토, 제14일) <3의 2>우리들은 돼지 한 마리를 사서 다니 족에게 선물했다. 이제 이 돼지를 잡아 돼지축제를 벌이게 되었다. 돼지를 잡는 방법이 독특하다. 가까운 곳에서 돼지의 심장에 화살을 쏜다. 잠시 후 돼지는 비틀거리면서 몇 m 걸어가더니 푹 쓰러진다.
한편 근처에서는 끈을 나무에 걸치고 여러 번(약 30번) 당기니 마찰열로 불이 붙었다. 마을입구근처에서 불을 피우고 벽돌크기의 돌을 굽기 시작했다. 이 불에 구워진 뜨거운 돌 위에 여러 가지 식물의 잎을 깔고 고구마를 얹는다. 그 위에 넓은 바나나 잎과 고구마 잎 등 여러 가지 잎채소를 깔고 돼지고기를 올려놓았다.
죽은 돼지는 털을 태우기 위해 불에 그슬린다. 이곳에서 돼지를 잡는 법과 몽골에서 양을 잡는 방법에서 같은 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두 곳 모두 물을 한 방울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곳은 아직도 석기시대의 생활이므로 칼이 없다. 이들은 20cm정도의 대나무로 돼지를 잡기 시작한다. 한참 사용한 대나무가 무뎌져서 잘 잘려지지 않으면 이빨로 무뎌진 대나무를 조금 벗기고 새살이 나오도록 한다. 이렇게 하여 대나무로 돼지 한 마리를 금방 해부했다.
약 한 시간 반 후 가족단위로 둥글게 둘러앉은 다니 족들에게 익은 고기를 골고루 분배하고 먹기 시작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고구마는 익었으나 돼지고기는 아직 덜 익었다. 이들은 덜 익은 돼지고기도 아랑곳하지 않고 먹고 있다. 원래 이들은 생식도 하고 있으니 덜 익은 고기라도 별 문제없는지 모르겠다. 돼지고기에 소금은 전혀 찍지 않는다.
우리들은 오늘아침 호텔에서 가지고 온 도시락을 먹으면서 돼지고기도 조금 얻어먹었다. 도시락 2개와 먹다 남은 도시락(5개)을 추장에게 주니 이것도 골고루 나누어준다. 내가 추장에게 사탕을 한 봉지 선물하니 아이들을 불러 골고루 나누어 준다. 이곳은 사유재산의 개념이 없는 철저한 원시공동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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