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항 재개발 찬반기고 3- 찬성
인천시의 MOU 체결에 대한 찬반논란이 뜨겁다. 느닷없는 인천시의 항만정책에 항만업계는 항의를 하고 있지만, 그 우려와 진정한 속내는 무엇일까.

신항 조기건설과 대체부두 확보 후 내항재개발이 추진되어지는 당연한 과제에 대한 반대의 소리라기보다 항만업계의 요구가 반영돼 내항이 재개발돼야 한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행정기관 이전과 신도심 개발로 구도심은 그 기능을 잃은 지 오래며 내항 주변에서 발생되는 각종 소음과 분진, 그리고 화물을 실은 대형차량의 질주로 주거환경은 이미 최악으로 치달은 상태이다.

호흡기 질환자는 다른 구와 비교하여도 4~5배나 높게 수치가 나오고 있다. 암환자 발생률 역시 전국 5위이다. 내항주변의 환경이 얼마나 위험수위에 도달하였는가를 알 수 있다.

지역주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정책은 더이상 묵과할 수 없으며, 국가경제라는 대의에 필요하다는 명분하에 지역주민의 희생을 요구하는 후진적 행정은 더더욱 용납되어질 수 없다. 내항과 그 주변지역에 대한 재개발은 당면과제다.

현재 인천항은 중대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우선 중국항만의 급격한 성장으로 동북아 허브포트는커녕 수도권 중심항으로서의 제 기능도 발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10년 후면 평택항은 400만TEU 시대를 열게 된다. 2011년 완공되는 경인운하는 컨테이너 100만TEU와 여객 105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항의 노후한 시설로는 이들과의 경쟁은 애당초 어불성설인 셈이다.

인천항의 위기는 우리의 눈앞으로 바로 다가오고 있다. 2008년을 기점으로 인천항의 기능을 보면, 경제위기와 대중국 무역여건 변화로 카페리 물동량은 감소추세에 있고, 여객 또한 증가세가 꺾여 70만명대에 머물고 있다. 제3준설토에 새롭게 들어설 카페리 국제여객터미널도 2011년에 완공되는 경인운하로 인해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인운하로 직접 서해바다와 연결되는 서울 한강변에 자리잡는 김포터미널과 향후 추진되는 마포나루의 지리적 이점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더이상 인천항의 선진화와 기능재배치를 미룰 수 없다. 2006년도 인천항 종합발전계획에서 제시된 2020년 이후에나 내항재개발을 검토한다는 정책이 얼마나 시대에 뒤쳐진 것인지는 명확해 지고 있다. 하지만 신항 조기건설로 동북아 허브포트를 추진한다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고비용, 협소한 배후부지, 인접한 도심지와의 충돌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내항을 대체할 수 있는 최신의 대체부두를 건설해야만 한다. 내항을 세계적 수준의 복합항만, 인간 중심의 지속성장 가능한 워터프론트로 재개발한다면 위기는 호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2001년 마련된 동북아 허브포트 조성을 위한 미래비전을 다시 추진할 시점이 온 것이다.

인천시는 인천항 비전 2020을 제시하고. 인천항 발전 마스터플랜을 먼저 세웠어야만 한다.

그러나 미래비전 제시도 없이 논의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인천항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먼저 발표가 된 것이다. MOU 체결 후, 인천항 마스터플랜 관련용역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전후가 맞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적극적인 지지를 얻을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신항건설과 내항재개발에 관련하여 어떠한 사업상의 권한이 없는 인천시가 밀실에서 MOU를 체결했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업권 관련 MOU가 아니라 국토부에 사업을 제안하는 MOU에 불과하다는 인천시의 해명으로 해소될 해프닝에 불과해 보인다. 이것은 인천시의 정책미비에서 일어난 일종의 행정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다.

인천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의혹을 해소하고, 인천항 발전전략을 중앙정부와의 공조속에서 능동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인천의 미래를 규정할 인천항 발전정책에 인천이 소외될 수는 없다. 인천시의 적극적인 의지가 꺾여서도 안된다. 내항재개발과 신항 조기건설은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하므로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가능할 것이다. 지금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SOC 사업에 포함되어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바뀌어야 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 지금은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야만 할 때이다.

/최근식 인천향토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