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불우이웃들이 올겨울은 유난히 추운 계절을 맞고 있다 한다. IMF한파이후 최근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불우이웃을 찾는 온정의 손길은 여전히 냉랭하다는 소식이다. 어느 겨울이라고 따뜻하게 지내기가 쉽지않은 것이 가난한 자의 처지이지만 올 겨울은 유별나다는 것이 사회복지시설 원장들의 한결같은 말이고 보면 세태를 원망치 않을 수 없다.

 세밑을 맞고도 인천지역 사회복지시설을 찾는 발길은 얼어붙었다 한다. 대다수 불우시설들은 IMF사태이후 급속히 줄어든 연말연시 후원의 손길이 올해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깝다. 경기회복의 영향이 아직도 사회의 온정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IMF터널을 빠져 나왔다 하지만 빈익빈(貧益貧) 부익부(富益富)현상으로 과거의 중산층이 빈민층으로 전락하고 게다가 인정도 IMF이전보다 더욱 메말랐다는 것이 시민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외환위기가 닥쳤을때만 해도 아껴쓰고 나눠쓰며 서로돕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서자 졸부들은 연말 연시를 맞아 앞다투어 해외여행으로 빠져나가고 증권시장을 달구고 있다. 그러니 연말연시를 맞은 불우시설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인천시 노인복지시설인 영락요양원의 경우 연말 후원건수가 2~3건에 불과해 노인들이 어느때보다 추운 겨울을 지내고 있다한다. 서구의 부랑자보호시설인 은혜의 집도 연말연시에 시청, 구청에서 주는 후원금품말고는 시민들의 후원의 손길이 끊겼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은 아동복지시설인 향진원이나 장애인 복지시설인 예림원도 마찬가지여서 가장 썰렁한 연말을 맞고 있다니 시민들의 후원의 손길이 그 어느때보다 아쉽다 하겠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인정이 넘치는 국민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그럼에도 IMF이후 메말라진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이웃이 어려워도 못본척하고 따스한 눈길마저 주지 않고 있다.

 인정이 실종된데는 사회가 어지럽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사회 각계와 시민·단체들은 얼어붙은 사회를 녹이기 위해서도 불우이웃을 돕는데 앞장서주기 바란다. 아직도 길거리에는 노숙자 등 불우이웃이 많다. 모두 마음을 가라앉혀 자신을 되돌아보고 따뜻한 손을 내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