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들이 마치 경쟁을 하듯 너도나도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다. 저마다 그럴싸하게 포장돼 있어서 얼핏보기에 대견스럽고 주민들의 관심이 여기에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도처에서 전개되고 있는 수익사업에 대한 장기전망이 장밋빛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수익사업을 한다고 법석이지만 이것을 왜 하는지, 주민들의 삶에는 어떤 변화와 이득이 오는지 아무도 모르고 아무런 보장도 없는채 예산만 축내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수익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토지의 형질이 변경되면서 소비와 향락이 판을 쳐 인성과 자연까지 파괴하고 있다니 말이다. 지자체가 벌이고 있는 수익사업이 계속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데도 다른 지자체들도 거기에 뒤질세라 수익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시 어느 구는 모두 1천1백억원의 예산을 투입, 오는 2007년까지 해양공원을 조성할 목적으로 타당성조사와 기본설계용역을 진행중에 토지소유주의 반대에 부딪쳐 사업추진이 벽에 부딪치고 말았다. 또 다른 구에서는 지난 96년 해수욕장 골프장등 9건이나 되는 경영사업을 추진한답시고 용역비등으로 1천7백만원을 지출했지만 착공한 곳은 아직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예산 낭비의 사소한 사례에 불과하다.

 S구의 사계절 썰매장은 대표적 예산 낭비 사례로 꼽힌다. 지난 97년 34억원을 투입해 만든 썰매장에서 그동안 벌어들인 돈이 고작 10억원에 불과하다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썰매장을 건설하려 할때 주민들이 자연훼손-공해발생등을 내세워 적극 반대했다는데도 공사를 강행한 점을 상기시켜두고자 한다. 이런 판이니 갈수록 부채가 쌓여갈 수밖에 없고 아름다운 자연을 갉아먹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너무 성급하게 접근한 나머지 앞뒤가 맞지 않으며 한건 하려고 매달리다 보면 경제원리가 무시당하기 일쑤다. 그러다보니 「속빈 강정」이요 수익사업이 아니라 「낭비사업」이라는 핀잔을 받기에 이르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전에 충분한 검증없이 뜬구름 잡기식으로 해서는 안된다. 장기비전과 그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수단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주민들은 그런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