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글·사진 황규광 동양탄소고문 (3-1)
2008년 8월 09일 (토, 제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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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뉴기니 섬의 트리코라(Trikora) 산 상공을 비행하고 있던 미국의 탐험가, 아치볼드(Archbold)가 발리엠(Baliem) 강가의 분지에 바둑판과 같은 지형을 발견하고 밭이 아닌가하고 의심했다. 트리코라 산 주위는 해발4000m를 넘는 산으로 둘러싸인 폭 15km, 길이 60km의 분지는 스케일이 큰 대자연 속의 숨겨진 계곡이었다.
그곳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에 아치볼드가 수상비행기로 가장 가까운 호수에 내린 것이 1938년이다. 그는 그곳에 살고 있는 '다니 족'들이 코데카(koteka, 페니스케이스) 이외는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었으며 철(鐵)을 모르는 석기시대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놀랬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뉴기니 섬에서 한창 전투가 벌어지고 있을 때 정찰비행을 하던 미국의 공군조종사들은 샹그리라(Shangri-La)라고 알려지고 있던 발리엠 분지를 가끔 정찰했다. 전후에 이곳 사람들과 처음 접촉한 사람은 선교사였으며, 그는 낙하산으로 그들의 마을로 내려갔다. 그 후 미국식 물량작전으로 7개월 만에 비행장이 건설되었다. 이곳 미지의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것은 정치권력이 아니라 기독교였다. 포교는 아주 힘들었으나 개종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적의 포로를 잡아먹는 것만은 그만두게 되었다.
호텔에서 약 10분간 지프를 타고 가다가 차는 돌려보내고 발리엠 강을 따라 계곡을 거슬러 올라갔다. 강변에서는 빨래도 하고 세탁한 옷을 말리고 있다. 밭일을 하던 남자가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한다. 이들은 맨발이지만 옷은 입고 있다. 한 참 올라가서 라니 족의 마을에 도착했다. 움막 같은 초가집이 몇 채 모여 있는 작은 마을인데 이곳 여인들은 허리에 풀로 만든 '요칼'이라는 짧은 도롱이를 두르고 유방은 드러내 놓고 있다. 이들은 우리를 보고 <라욱! 라욱!>이라고 말한다. '라욱'이란 <안녕! 안녕!>이라는 뜻이다. 놀랍게도 마을 옆에 현대식 건물의 교회가 있다. 원시와 현대가 뒤범벅이 된 느낌이다.
한 참 올라가서 발리엠 강의 현수교를 건넜다. 이곳에서는 옷을 입은 사람도 있고 옷을 벗고 국부만 가린 사람도 만났다. 지위카 마을에 도착하니 이곳에서도 '미니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곳 남자들은 정장인 코데카(페니스 케이스)를 국부에 꽂고 여자들은 허리에 풀로 만든 짧은 도롱이를 두르고 유방은 드러내 놓고 있다. 간혹 큼직하게 손수 만든 브래지어를 하고 있는 여자도 있다. 이곳도 원시와 현대가 뒤범벅이 된 느낌이다.
코데카는 가느다란 고깔모자처럼 생긴 '호림'이라는 껍질이 얇은 '박'의 속을 파낸 것이다. 길이와 굵기는 여러 가지이나 보통 30cm정도이며 이것으로 남자의 부끄러운 곳에 꽂는다. 어떤 남자는 굵기 10cm, 길이 50cm정도의 큰 것을 찬 당당한 차림이다. 이들은 '코데카'를 착용하면 용감하게 보인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종교
인도네시아에는 회교도가 90%나 있으면서 옆 나라 말레이시아처럼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고 있지 않다. 동쪽으로부터 서쪽까지는 미국과 같을 정도로 넓은 범위에 많은 섬을 가지고 있으며 다민족, 다종교의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서 초대대통령 스카르노는 종교를 자유롭게 하였다. 종교의 자유라고 해도 모든 국민은 의무적으로 한 가지 종교를 가져야한다. 외국인도 현지에 체재하는 서류를 제출할 때 반드시 자기종교를 기록해야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종교가 없는 사람은 환영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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