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엊그제 인천건설단체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안상수 인천시장은 올해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20조원을 풀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밝힌 대로 최근 몇 년간 연간 10조원 가량이 풀렸는데 올해는 공공, 민간 합쳐 그 배가 되는 액수를 인천에 풀겠다는 것이다. 또 추경예산 5천억원 가량을 10억원, 20억원씩 쪼개 지역업체들에게 우선적으로 공사를 맡길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실물경제 침체를 극복하는 데는 대규모 SOC(사회간접시설) 투자가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 경기 부양책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얼마 전 착공식을 가진 인천아트센터와 연세대 복합단지, 영종하늘도시 해양레저타운 등 대형건설사업에 지역업체가 대거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자와 협의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별 실무협의를 거쳐 지역 하도급 비율을 높이고 300억원 이상의 대형공사에는 원도급과 하도급 업체들이 '상생협의회' 구성을 의무화하기로 한 것은 그동안 지역업체의 홀대로 이어져 온 관례를 깨는 획기적인 발상이다.

그러나 아무리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지역업체 참여가 필요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기술력 향상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보를 모으고 공무원과 1군 업체를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안 시장의 쓴소리는 지역업체들이 귀담아 들을 얘기다. 인천시가 명품을 만들기 위해 대형사업들을 시행하면서 기술력에서 떨어지는 지역업체를 참여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또 "건설업계가 돈을 벌 수 있도록 돈을 풀 계획"이라며 "인천에서 돈을 풀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수도권 1군 건설업체와 지역 건설업체 간 컨소시엄 비율이 최대 49% 이상으로 확대시키고 있는 시점에서 지역업체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다만 1군 업체들이 지역업체의 기술력을 얼마나 신뢰하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인천에는 건실하고 노하우를 갖고 있는 건설업체도 적지 않다. 이번 신년인사회를 계기로 지역업체의 분발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