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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게 있어 2009년의 시작은 남다른 기대와 설렘과 함께 온다. 국가의 공식 지정을 받은 '인천방문의 해'이자 '2009인천세계도시축전'이 80일 동안 성대하게 펼쳐지는 해이다.

인천국제공항에 발을 디딘 수많은 외국인들을 송도국제도시로 건네줄 자랑스러운 인천대교가 그 개통을 보게 되는 해이기도 하다. 2009년은 인천의 역사에 뚜렷한 획을 긋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 대목에서 잠시 근현대사를 돌이켜 보매, 인천이란 도시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방문과 더불어 부침하였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프랑스함대가 강화도 앞바다를 거슬러 들어 온 이래 일본제국주의가 개항을 강요했었다. 화도진에서 미국과의 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고 일본과 청국, 미국, 영국, 독일제국주의가 그들만의 합의로 조계지를 설정하였다. 개항장은 근대 서구문물이 맨 먼저 들어오고 통상이 전개된 개화의 선구지가 되었다. 조계지로 몰려온 나라밖 사람들에게 인천은 기회의 땅이었으나 기실 그들은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었고 인천사람들은 주변부화 되어 갔다.

해방 이후 인천은 혼합적 인구구성과 다문화의 압축판이었다. 이북의 사람들이 자유를 찾아 와 정착하고 이남의 사람들이 기회를 찾아 와 둥지를 틀었다.

산업화시대 부평과 주안의 공장 불빛아래 모여든 전국의 젊은 노동력들이 유례없는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주었고 이제 세계화의 시대 수많은 나라밖 이주노동자들로 붐비는 다문화의 고장이 되었으되, 그 과실은 정작 거대한 서울로 유입되었다. 인천은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의 땅이었으되 그것을 기반으로 딛고 떠나고 싶은 도시가 되었고 정체성의 부재라는 딱지를 질곡으로 곱씹어야 했다.

그러고 보면, '짠물' 인천이란 도시이미지는 지나온 역사적 사실과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인천처럼 너그럽게 보듬어 안고 키워 둥지를 떠나보내는 어머니의 품 같은 도시는 다른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다만, 인천은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욕구를 가지고 찾아 온 곳이되 이제까지 제대로 된 '도시에의 초대'를 해 본 적이 없었을 뿐이다.

그런 인천이 인천국제공항 개항을 기점으로 거대한 용틀임을 시작하더니, 바다를 메워 터를 잡고 다리를 놓아 세계인과 자본을 유인하고 그들의 꿈을 현실로 나라의 미래를 품안에서 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주체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2009년은 인천방문의 해가 아니라, 인천 초대의 해라 불러야 마땅하다.

손님을 초대하고 제대로 대접하는 일은 쉬운 게 아니다. 초대는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되 치밀한 전략적 목적도 갖는 것이다. 그것이 친선이든 비즈니스건 간에 초대받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보람, 감동을 주어 보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시민의 힘이고 시정부의 힘이다. 친절로 길을 닦고 웃음으로 안내할 일이다. 인천의 다양성을 자랑하는 시민들이 전국에 살고 있는 가족과 친지를 초대할 일이다. 인천의 개방성을 자랑하는 시민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찾아온 세계인들과 어울려 왁자한 잔치를 벌이며 도시 전체를 들썩일 일이다.

손님들이 돌아갈 때 알토란같은 선물 보따리도 싸 주어야 한다. 어떤 이에겐 잊지 못할 추억과 감동을, 아이들에겐 미래의 꿈과 이상을, 어떤 이에겐 손에 잡힐 듯한 기회를 한 아름 안길 일이다.

그리하여, 이구동성으로 제대로 초대받았다고 인천을 칭송하게 할 일이다. 초대받아 갈 만한 도시, 초대할만한 능력과 자질을 가진 도시로 자리매김할 일이다. 정녕 2009년을 인천초대의 원년으로 만들 일이다.

/김상섭 인천세계도시축전조직위 총괄기획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