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눈
교육을 '백년지대계'라 함은 '100년을 내다보고 가르쳐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현재의 교육이 100년 후의 미래를 말해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저문 무자년은 뒤로 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기축년의 초입에서 인천의 교육을 한번 보자.

인천시는 지난 93년부터 중국 톈진시와 자매도시로 교류를 해왔는데, 2007년부터는 시교육청도 톈진시교육위원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국제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시교육청과 교류를 하고 있는 톈진시는 시교육위원회에 국제부가 별도로 있고, 그 안에 국제교류처를 둬 처장과 부처장 아래 체계적인 조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또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6년 과정에 해당하는 중학교에 국제부를 두고, 특히 국제교류를 주로 담당하는 교감을 별도로 두고 있다.

그리고 국제학교에서는 초중고의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연속적으로 운영하며 공·사립이 각각 외국학생의 유치를 통한 친중국인 양성과 외화획득에 주력하고 있다. 시교육위원회와의 협력을 통한 국제교류를 위한 수업개방 및 각종 교육국제화 활동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외국과 함께 할 수 있는 '합작학교 운영법률'을 제정해 제도적 뒷받침도 하고 있다.

인천의 교육국제화 상황과 사뭇 대조된다. 인천은 국제교류를 위한 공적기관이 없는 것은 물론 시교육청 내에 국제교류부서는 둘째치고 이 업무를 주로 하는 담당자도 없다. 학교현장 역시 국제교류를 하고 있는 학교라도 대부분 관련부서가 없음은 물론 이 일에 주력할 수 있는 업무 담당자 배치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당면한 교육문제들과 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않은 현실을 감안해 안타까움을 접어보고도 싶었지만, 지난해 12월29일자 인천일보 1면에 '인천의 축제경비 지출이 전국 최대'이며 '작년에 인천시청이 서울시보다 많은 161억을 지출했다'는 기사를 보는 순간 "저 돈의 일부라도 교육국제화에 투자할 수 있었더라면…"하는 안타까움이 다시 일었다.

이제 지방자치단체의 발전에서 '교육' 문제는 언제나 논의의 중심에 있어야 할 분야라고 생각된다. 물론 10년, 100년 후의 미래를 위한 교육에 투자하는 비용보다 1~2년 이내의 행사나 사업에 투자하는 게 당장에는 훨씬 효과적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교육의 기틀을 마련하고 교육국제화의 기반을 닦는 일은 우리나라와 인천의 미래를 열어 놓는, 역사에 남겨질 중요한 업적이 될 것이다.

그런데도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개발계획'에는 교육국제화에 대한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이 없고, 각종 법·제도적 지원의 미비로 과감한 교육국제화 시스템의 도입에도 제약이 있으며, 개발관련기관 간의 연계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등 문제점이 많은 것 같다.

세계 각국의 국제화에서 선행되고 있는 초중등 교육의 국제화를 도외시 한 채, 대학유치만을 중심으로 계획돼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 2단계는 '외국인 학교와 병원, 주거시설 등 외국인 정주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국제화 기반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인학교 유치만의 노력이 성공적 방안은 아닐 것이다.

가짜분유 사건을 비롯해 음식물 등으로 신뢰를 잃은 사건들에도 중국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의 국제화교육에서 10년 후, 100년 후의 미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와 세계의 중심도시가 되고자 하는 인천의 미래, 경제·제도적 뒷받침을 바탕으로 한 오늘 우리들의 교육국제화 노력에 달려있지 않을까.

/김양희 인천여자상업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