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03일 (일, 제8일)-(상)

8세기에 건립된 보로부두르 사원. 건조 후 1000년이란 긴 세월을 화산재에 매몰됬던 이 유적은 1814년 영국인들의 손에 발견돼 세상에 알려졌다. 이 불교사원은 세계 3대 불교유적중 하나이며 199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오늘은 일찍(07:05) 호텔을 떠나 서북쪽에 있는 보로부두르(Borobudur) 사원으로 갔다. 이곳은 남국의 정열이 낳은 장대한 대승불교 '마하야나'의 석조건축물, 보로부두르 사원이 있는 곳이다. 멀리 인도양을 건너 전래된 불교는 남쪽 끝, 이 나라에서 모국인 인도를 능가하는 고도의 예술문화를 꽃피웠다.

출토된 비석의 비문에서 8~9세기(780~830년경)에 약50년 걸려 건조되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건조 후 1000년이란 긴 세월을 화산재에 매몰되어 있던 이 불교유적은 1814년, 당시 자바를 점령하고 있던 영국의 부 총독 '스탠포드 · 라플스'(Thomas Stanford Raffles)가 이끄는 전문가들이 밀림 속에서 발견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 곳 보로부두르, 미얀마의 파간,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는 세계 3대 불교유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견당시 보로부두르는 사원이라기보다는 거의 폐허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그 후 주권을 빼앗은 네덜란드당국이 관리하게 되어 1907년부터 4년간 복구공사를 하였으며, 1973년 아시아의 유적으로는 처음 유네스코의 주도로 대규모 보존, 보수작업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토목기술도 추가해서 복구되어 1991년, UNESCO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1985년 1월 21일 새벽, 보로부두르 사원 폭파사건이 일어나 이슬람급진파 소속 각료 한 사람과 여러 명의 학생들이 체포되어 국가전복죄로 기소되었다. 진상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스투파 9기가 파괴되었을 뿐 큰 피해를 입지 않아 4개월 만에 완전하게 복구되었다

우리들은 산처럼 보이는 유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한 변의 길이 123m의 기단(基壇)의 아래부터 9층의 단(壇)이 피라미드형으로 쌓아있다. 아래의 6층이 4각형, 위의 3층이 원형이다. 이 위의 3층에는 스투파(불탑) 72개가 있으며 유적의 높이는 34.5m이다.

규격화된 질이 거친 검은 회색의 안산암(安山岩) 불록(높이 23cm)을 200만개나 쌓아올렸으며 유적내부에는 공간이 없다. 제일 아래 단으로부터 회랑을 돌면서 올라가니 네모난 기단부에서는 총연장 5km에 이르는 불전부조(佛傳浮彫)가 나타났다. 이 부조에 등장하는 인물은 무려 일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거대한 유적은 국력의 강대함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각층에는 불상과 붓다의 생애 등이 기록된 부조가 있어 회랑을 돌아 올라감에 따라 불교의 교의(敎義)를 깨달게 되어있다.

그리하여 붓다의 생애와 교의를 머리에 넣은 다음, 원단(円壇)이 있는 위로 올라가니 그 곳에는 무수한 스투파(불탑)가 뒤섞인 만다라(曼陀羅)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 곳에서 더욱 위로 올라가니 번뇌를 버린 열반의 경지에 이르러 해탈을 의사체험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나는 아래 기단에 있는 부조의 숲과 위의 스투파(불탑)의 숲 속에서 유구한 시간의 흐름을 느꼈다.

7층부터는 커다란 종 모양의 스투파(탑)가 있다. 7층에는 32기, 8층에는 24기, 9층에는 16기가 있으며 맨 위의 중앙에 있는 가장 큰 스투파는 지름이 16m나 된다. 7층과 8층의 스투파에는 뚫어진 창이 있으며 7층의 마름모꼴 창은 불안정한 욕계(欲界), 사람의 불안정한 마음을 나타내고, 8층의 네모진 창은 안정된 현자(賢者)의 마음, 그리고 그 위의 창이 없는「무의 세계」, 그리고 큰 스투파의 행복의 불상이 기다리고 있는 천계(天界)로 이어진다. 이들 스투파 안에는 각각 불상이 안치되어 있으며, 사람들은 빈틈 사이로 오른손을 넣어 약지로 불상을 만지면 행복이 온다고 하여 너도나도 손을 집어넣고 있다. 
 

먼듯사원


보로부두르 사원근처에 있는 먼듯(Mendut) 사원은 울타리도 입구의 문도 없이 넓은 땅에 네모난 석조건물이 하나 있는 사원이다. 안에 들어서니 어둠 속에 거대한 석불삼존상(石佛三尊像)이 나타났다. 중앙에 안치된 이 여래상(如來像)은 전문가들이「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상의 하나」라고 경탄한 '자와 미술'의 최고걸작이다. 이 불상은 한 덩어리의 '거친 바위'(粗面岩)로 만들어졌으며 높이 3m, 풍만한 육체로 대좌에 앉아 양손의 손가락은 전법윤(轉法輪)을 맺고 있다. 어둠 속에 떠오른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우리들에게 평온을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