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현황 조사 6개월 14차례 대단원

인천 개항외래식물 196 분류군 확인

21일 '후원의 밤'서 도감 발표 예정

인천 최초의 외래귀화식물 생태 현황 조사가 11월 끝을 맺었다. 인천일보, 민속식물연구소,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인천에 퍼진 외래귀화식물 생태 조사를 실시했다. 인천은 지금 각종 개발 사업으로 토종 식물 서식지는 없어지고, 그 자리는 이름도 생소한 외래귀화식물이 점령하고 있었다. 특히 하천을 중심으로 위해 외래식물인 돼지풀과 가식박이 널리 퍼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향후 정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인천 내륙 전 지역을 비롯해 백령도, 대청도, 영종도, 월미도, 송도, 강화도, 영흥도 등 인천의 도서 지역도 포함됐다. 조사는 총 14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조사 대상은 인위적으로 심어 기르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모든 외래식물을 대상으로 했다. 그 중 재배종 또는 개체 수준의 외래식물이라도 번식능력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종류는 모두 포함했다. 조사 관찰된 외래식물은 민속식물연구소의 판단에 따라 개항외래식물, 고전외래식물, 사전외래식물로 구분했으며, 그 중 개항외래식물에 초점을 맞춰 조사가 진행됐다.


#이름도 생소한 외래귀화식물의 습격

창칼싱아
조사결과, 인천지역에서 관찰 확인된 개항외래식물은 동정확인종 187분류군, 동정미비종 5분류군, 한반도 미기록종 1분류군, 한반도 미기록후보종 3분류군 등 총 196분류군이었다. 이는 조사자 민속식물연구소 송홍선 소장의 개항외래식물 정의에 따른 분류군이다.

그리고 인천외래귀화식물은 관학에서 정리한 기존의 귀화식물 총목록에 기준할 경우, 모두 212분류군이 확인됐으며, 다른 전문가가 확인했으나 이번 조사에서 조사자가 관찰하지 못한 종류를 포함할 경우는 총 220여 분류군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반도 미기록종이면서, 한반도 미기록외래식물을 비롯해 다른 전문가에 의해 조사되지 않았던 창칼싱아, 서양담쟁이덩굴, 주걱개망초 등 인천 미기록외래식물이 무려 40여 분류군이나 관찰 확인됐다. 이는 짧은 기간의 민간차원 조사로서 매우 의미있는 성과라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예상된다.

한반도 미기록종이면서 한반도 미기록외래식물은 벼과에 딸린 한해살이풀로 민속식물연구소가 지난해 분포를 확인한 후 올해 재확인한 외래식물이다. 이 미기록종은 내년 초의 학술 발표를 계획함과 동시에 인천지역의 총 외래식물에 대해서도 내년 전반기의 보충조사를 거친 후, 10월쯤 학술발표를 준비할 예정이다.

도깨비가지
또 민속식물연구소는 동정이 불분명한 한반도 미기록후보종은 벼과, 콩과, 아욱과의 각각 1분류군씩으로 추후의 세밀한 관찰과 동정을 통해 밝힐 계획이다. 이에 민간차원의 연구보다 환경부와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인천지역의 외래귀화식물의 정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남부지역에서만 관찰되던 왕도깨비가지가 개체 수준이지만 계양산 인근에서 관찰됐다. 이는 외래식물의 지역적 생육특성이 점차 약해져 분포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내다볼 수 있는 증거다.

특히 도깨비가지는 백령도에서 분포지역을 넓히고 있었으며, 봄망초는 인천 내륙의 문학산을 중심으로 군락 분포를 넓히고 있어 토종 식물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양오엽딸기는 원적산, 부평 등지에서 넓게 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지역에는 개항외래식물 196분류군 이외에도 고전외래식물 40여 분류군, 사전외래식물 90여 분류군 국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외래식물 대부분이 자라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민속식물연구소는 오는 21일 인천녹색연합 후원의 밤 자리에서 이번 조사 결과를 한 눈에 볼 수있는 '인천 외래식물 도감'을 선보일 예정이다.

 
/노형래기자 blog.itimes.co.kr/trueye

용어정리

▲사전외래식물=방동사니, 논둑외풀 등과 같이 역사 이전의 논농사 또는 밭농사가 시작되면서 들어와 정착한 외래식물

▲고전외래식물=삼, 소리쟁이 등과 같이 도입시기는 불확실하지만 역사시대의 밭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들어온 것을 비롯해 식용, 약용 등으로 들어와 정착한 것으로 추정되는 외래식물

▲개항외래식물=망초, 토끼풀 등과 같이 조선시대 말기의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항구를 개방한 1876년 이후에 들어와 정착한 외래식물



■송홍선 박사의 귀화식물 이야기

송홍선 박사
사전·고전·개항 등 시기 임의 구분

지난 5월말부터 시작한 인천의 외래식물 조사가 끝났다. 조사는 11월까지 이어졌으니 대략 6개월간이다. 필자는 여러 일정 사이사이에 20여 일을 보탰다.

그 결과 한반도 미기록종이면서 한반도 미기록외래식물을 발견하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전문가에 의해 조사되지 않았던 인천 미기록외래식물이 무려 40여 종류나 관찰했다.

동정이 불분명한 한반도 미기록후보종도 3종을 채집할 수 있었다. 민간차원의 조사로서 매우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의 세밀한 관찰과 동정을 통해 본지와 학술발표로서 밝히기로 한다.

그런데 필자가 마지막으로 본 란을 통해 전하고 싶은 내용은 이런 저런 성과 이외에 또 하나가 있다. 본 조사에서 얻어진 자료를 정리하면서 나름대로 규정한 한반도 외래식물의 임의적 구분이다.

그것은 사전외래식물, 고전외래식물, 개항외래식물이다. 이는 필자의 임의적 구분이지만 인천의 외래식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드리는 차원에서 규정한 것이다.

사전외래식물은 역사 이전의 논농사 또는 밭농사가 시작되면서 들어와 정착한 외래식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이러한 외래식물은 논농사의 환경조건과 비슷한 곳에서 자라는 특징이 있다.

주로 물가에서 관찰되는 사전외래식물은 마디꽃, 논둑외풀, 가막살이, 돌피, 방동사니, 닭의장풀 등이다. 그 밖의 주요 사전외래식물은 환삼덩굴, 개비름, 땅빈대, 나팔꽃, 까마중 등 한반도에서 90여 종류가 알려져 있다. 인천에는 대부분의 사전외래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다음은 고전외래식물인데, 이는 도입시기가 불확실하지만 역사시대의 밭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들어온 것을 비롯해 식용, 약용 등으로 들어와 정착한 것으로 추정되는 외래식물로 정의했다.

일반적으로 구귀화식물로 정의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예컨대 삼, 소리쟁이, 자리공, 분꽃, 흰명아주, 댑싸리, 다닥냉이, 말냉이, 아주까리, 어저귀, 황금, 도꼬마리, 방가지똥, 메귀리 등이다. 그 밖의 주요 고전외래식물은 냉이, 질경이, 괭이밥, 별꽃, 광대나물, 새포아풀, 개밀 등 한반도에서 40여 종류가 알려져 있다. 인천에는 이것 역시 대부분이 분포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그리고 개항외래식물이다. 신귀화식물의 범주를 포함하는 것이다. 즉 개황외래식물은 조선시대 말기의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항구를 개방한 1876년 이후에 들어와 정착한 외래식물이다.

주요 개항외래식물은 망초, 개망초, 토끼풀, 가는털비름, 가시박, 돼지풀, 붉은서나물, 미국쑥부쟁이, 서양등골나물, 큰빗자루국화, 미국나팔꽃, 애기나팔꽃, 도깨비가지, 난쟁이아욱, 백령풀, 잔개자리, 자주개자리, 아까시나무, 오리새, 창질경이, 서양민들레, 큰방가지똥, 큰개불알풀 등 한반도에서 270∼290여 종류가 알려져 있다. 인천에는 이번 조사에서 한반도 개항외래식물 중 70% 이상의 종류가 분포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본지를 통해 이제 인천 외래식물 조사결과를 총정리하기에 이르렀다. 얼마 안있어 이 결과는 한 권의 단행본으로 출간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기쁨보다 고통만 남은 듯하고 질책이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는 게 두렵다. 필자의 역량이 모자란 탓에 크게 잘못된 곳도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때문에 이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까하는 걱정을 피할 수 없는 것 또한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