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조미료로 만든 아귀탕 국물 '얼큰'
귀한 손님을 대접할 코스 요리가 필요할 때, 여러 사람이 먹을 저렴하고 푸짐한 음식이 필요할 때, 메뉴를 정하지 않고 마음 편히 찾아갈 곳이 필요할 때, 맛 좋고 믿음직한 식당이 필요할 땐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296-1 '트인 먹거리타운'을 찾아보자.

6천원 순대국밥부터 5만원 코스 복 요리까지, '트인 먹거리타운'은 부산 복집과 장작불 솔잎 순대, 솔잎 숯불갈비와 마산 아구탕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은 지난 9월 22일 개업, 아직 수저에 흠도 안 생긴 식당가이다. 차량 300대를 세울 수 있는 대형 주차장 앞에 건물 4동이 나란히 서 있고 건물마다 담당 메뉴가 있다. 오두막 느낌의 목조 건물은 찾아온 손님을 편히 맞아준다. 각각 메뉴에 정통한 담당 주방장이 있어 따로 운영하고 있지만 옆 건물의 요리도 주문해 여러 메뉴를 함께 맛볼 수 있다. 4~16인실의 방은 물론 최대 500명이 연회를 할 수 있는 홀까지, '트인 먹거리타운'은 다양한 고객을 모두 맞을 준비가 된 곳이다.

조두영 대표는 "메뉴와 밥 값 고민 없이 찾을 수 있는 식당을 만들려다보니 식당거리를 만들게 됐다"며 "누구나 부담없이 찾아 와서 기분좋게 먹고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남동공단과 논현지구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남동구 고잔길과 앵고개길이 만나는 논고개길 삼거리에서 부강자원과 구일테크 사잇길로 들어가면 왼쪽에 있다. 직장 동료와 점심 시간에, 단체 회식자리에, 가족과 외식할 땐 고민없이 찾기 좋다. 문의 032-437-2400


▲국민 영양음식 '장작불 솔잎 순대'

먹거리타운 입구에 있는 '장작불 솔잎 순대'는 점심 시간에 가장 붐비는 곳이다. 매일 점심이면 이 곳에서 직접 만든 순대를 찾아온 공단 근로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점심에 전통 가마솥에서 뽀얗게 고아낸 육수에 파, 부추, 된장, 고기 등 10여가지 이상의 재료를 넣어 만든 뚝배기 순대 국밥에 직접 담근 깍두기와 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허기진 배를 달래기 충분하다. 푸짐한 순대 국밥이 가장 인기지만 솔잎 명가 토성순대와 모듬 수육, 모듬 보쌈, 곱창전골, 술국도 맛볼 수 있다.

장작불 솔잎 순대집의 자랑은 장작불 가마솥과 윤환중(49) 주방장이 이틀에 한 번씩 직접 만드는 찹쌀 순대다.
이 곳에선 식당 앞에 있는 대형 전통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펴 순대를 만든다. 윤환중 주방장은 "순대는 물론 모든 음식이 재료와 사용 도구, 불의 종류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마련"이라며 "장작불 가마솥으로 순대를 삶으면 남보다 깊은 맛을 낼 수 있어 이 방법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주방장은 경력 10년의 순대쟁이다. 인천의 대표적 맛 집인 만수동 이화찹쌀순대에서 개점 당시부터 일하며 순대 만드는 법을 배우다 이 곳으로 옮겨왔다.

그가 만드는 순대는 여느 음식만큼이나 만들기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간다.

일단 돼지 소창을 뒤집어 소금으로 씻고, 이를 다시 뒤집어 60㎝씩 자른 뒤 소금에 2~7일 절인다. 소창을 소금에 제대로 절여야 삶을 때 터지지 않는 쫄깃 쫄깃한 순대를 만들 수 있다.

소금에 충분히 절인 소창을 씻어낸 뒤 직접 만든 순대 속을 넣으면 순대가 완성된다. 일단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펴 20분만 삶고 주문 전에 다시 20분간 삶아야 먹기 좋은 순대가 된다.

윤 주방장이 직접 손질한 머리고기도 빠뜨릴 수 없다. 머리고기는 특별한 기술이 없으면 직접 뜰 수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식당에선 다른 곳에서 들여온 머릿고기를 삶아 파는 게 전부다.

윤 주방장은 "손 맛 가득한 순대와 머리고기 맛은 인천에서 둘째 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 활복을 맛보고 싶다면 '부산 복집'


먹거리타운 입구에 국민 음식 순대집이 있다면 제일 안 쪽엔 전통 복요리 전문점 '부산 복집'이 있다. 홀이 있지만 기업 거래처 사람들과 조용히 식사할 수 있도록 방을 여럿 만들어 놨다.

부산 복집의 자랑은 복 활어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에서 갓 잡은 복 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남동공단 주변에서도 이 곳을 포함해 2곳 뿐이다.

복어류의 내장과 피에 있는 맹독은 고온으로 몇 시간을 삶아도 안 없어지는 위험한 독이다. 때문에 복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다. 이 독은 물이나 알칼리에 쉽게 분해되지만 열에는 파괴되지 않아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때문에 내장과 피를 제거하고 일일이 독을 희석 시키려면 여러번 손이 갈 수밖에 없다.

오명단(34)주방장이 말하는 복 요리의 장점은 고단백 저칼로리 건강식이라는 것이다. 또 복의 유전자가 사람과 98% 비슷해 암 투병 후 몸조리용으로 그만이라고 한다. 복 요리는 튀김을 빼곤 기름을 쓰지 않기 때문에 살찔 걱정을 놔도 괜찮다.

오 주방장은 "복 요리는 일식을 아는 사람이라면 궁극적으로 찾게 되는 맛의 경지"라며 "활 복 맛이 궁금하다면 부산 복집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 저녁 회식은 '솔잎 참 숯불갈비'에서

점심에 순대집이 인기라면 저녁엔 갈비집이 인기다.

트인 먹거리타운의 세번째 식당은 500석 규모의 홀이 있는 솔잎 참 숯불갈비다. 들어가자마자 시원하게 뚫린 넓은 홀이 눈에 들어온다. 연회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공간이다. 점심엔 굴밥과 갈비탕이, 저녁엔 근처 기업체 직원들의 회식자리로 인기다.

솔잎을 머금은 갈비를 숯불에 굽는 게 특징이다. 250g에 1만9천원하는 소양념갈비를 주문하자 솔잎을 얹은 두툼하게 말아진 고깃덩어리가 참숯에 지글거리며 오른다.

솔잎을 고기 위에 덮고 같이 굽는데 솔이 육질을 부드럽게 해주고, 고기에 솔 향이 스며 상쾌한 맛이 난다. 다 익을 무렵이면 기름기가 빠져 바삭한 듯 고소한 맛이 난다.

조두영 대표가 대중 식당임에 숯불을 고집한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숯불은 태양과 같이 사방팔방으로 뻗어 나가는 방사열을 내뿜고 원적외선을 방출한다. 이 때문에 고기를 골고루 익히고 수분을 알맞게 유지해 준다. 숯불은 고기 안팎의 온도를 올려주는 속도가 가스불보다 5배 정도 빠르다.

숯의 재 속에 있는 칼륨 성분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성분이 고기에 함유된 지방산을 중화시켜 독특한 맛을 내준다. 이 때문에 수분을 가득 머금은 부드러운 고기를 먹으려거든 숯불을 써야 한다.
 

▲각종 탕의 향연 '마산 아구탕'

트인 먹거리타운 입구의 순대집을 지나면 마산 아구탕이 나온다. 아귀찜과 아귀탕이 주 메뉴지만 생대구탕과 생태탕, 해물찜, 섞어찜, 생태뚝배기, 해물뚝배기 등도 맛볼 수 있다

아귀찜은 아귀(아구는 아귀의 경상도 방언)를 콩나물, 미나리, 미더덕 등과 함께 매콤하게 볶은 음식이다. 볶은 음식이지만 찜이라 부른다. 아귀는 풍부한 콜라겐 성분을 지니고 있어 피부 노화 방지 등 여성에게 추천할 만한 음식이다.

찜을 비롯해 아귀에 들어가는 콩나물은 국내산만 사용하고 화학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기 때문에 담백하고 깊은 맛을 낸다. 재료를 아끼지 않은 풍성한 아귀찜을 2만5천원이면 맛볼 수 있다.

마산 아구탕집의 대들보는 30년 아귀탕 인생 홍준기(55)주방장이다. 1975년 인천에서 아귀탕으로 유명한 대성장에서 요리를 배워 이달 트인 먹거리타운에서 아귀를 요리하기 시작했다. 홍 주방장은 "트인 먹거리에 오면 동인천 원조 아귀찜에 인심 한 젓가락을 얹어 주겠다"고 말했다.

/글=김연식·사진=양진수기자 blog.itimes.co.kr/y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