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칼럼


사회는 도덕, 관습, 성적 금기와 같은 규칙들을 마련해 나름대로 통제시킨다고 하지만 그런 규칙들을 지키기가 무척 어렵다. 그처럼 억제하기 힘든 욕구를 사회적 규칙에 따라 억제해야 하는 행위 자체가 사람들을 늘 부대끼게 한다. 어떻게 보면 실질적으로 성(性)의 감옥에 갇히게 하는 꼴이 되고 만다.

이제 불륜은 결혼한 남녀가 따로 없다. 도시 곳곳에 유혹의 손길이 난무하다보니 불륜이 없는 시대를 꿈꾸기란 매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현명한 부부는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깜짝 이벤트를 만들어 시시각각 자극을 주면서 노력하려고 애쓴다. 그렇지만 주변에서 가만히 들여다보면 진정한 바람둥이는 그저 언제나 늘 곁에서 있어주는 것으로 상대의 마음을 오래도록 붙잡아 메어든다. 따라서 상대와의 공통된 화제를 찾아내어 즐겁게 해주기 위해 대화의 기술을 기본적으로 익히는데 주력한다. 그리고 대화를 하는 부분도 입 외에 눈으로 대신한다. 입과 눈이 동시에 상대방을 향해서 진정으로 마음을 전하고자 할 때 이미 상대방의 마음을 반은 점령하여 들어간다.

그래서 불륜의 고수는 육체적 쾌락만으로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속내를 드러내는 대화로 진짜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아 스스로 몸과 마음을 다 열게 만들어 놓는다.

무엇보다 바람둥이 남자의 적은 남자들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여자들에게 바람둥이가 인기를 독차지 하는 이유는 얼굴이 조각처럼 잘 생겨서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늘 곁에서 함께 있어주려고 노력하고 대화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줄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부야말로 무조건 바람둥이를 욕하고 터부시 할 것이 아니라 그 기질을 배우고 익혀 자신의 배우자에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최소한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과 상대가 무엇을 바라고 원하는가를 대화를 통해 진지하게 귀 기울어 줄때 이혼이란 극단적인 생각은 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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