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새롭게 태어나는 신장
실크로드의 중심지 중국 신장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서안과 돈황, 우루무치를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새롭게 건설되고 나아가 중앙아시아까지 도로가 연결되면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실크로드를 관광자원화 하면서 전세계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도로건설과 함께 주변에 천문학적인 조림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최첨단 광케이블도 매설하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가히 90년대부터 진행된 서부개발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 사막으로 가득한 이 곳에 사람들이 이주하기 위한 신도시들이 속속 건설되고 있다.


중국정부가 서부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인프라 구축이다.

신장 곳곳을 도로와 철도로 거미줄처럼 연결하면서 점차 고대 실크로드가 전세계인에게 열리고 있는 것이다.
고대 실크로드 길인 서안에서 돈황을 거쳐 우루무치로 이어지는 고속도로가 지금까지 건설이 진행중이다. 당초 2차선 낡은 길을 4차선 고속도로로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신장성 곳곳에 매장된 석유와 석탄 등을 이송하기 위한 도로건설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관광산업까지 활성화되면서 곳곳에 숨어있던 절경과 역사유적들이 도로로 연결되고 있다.

이들은 사막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타클라마칸 사막을 종단하는 고속도로가 3개나 건설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고속도로가 모래가 묻히지 않게 하기위해 도로변에는 거대한 방사시설이 도로와 함께 끝없이 이어져 있다.

중국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번 기회에 신장과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현대판 실크로드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외신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중앙아시아 주변 7개국이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현대판 실크로드'를 구축한다고 한다.

참가국은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8개국이다. 러시아와 투르크메니스탄도 조만간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의 핵심도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로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터키에 이르는 장거리 루트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같은 물류망 정비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주변 지역으로 확산시킨다는 생각이다.

이 프로젝트 참여국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건설공사를 시작해 2018년까지 현대판 실크로드를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으로서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진 중앙아시아 각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해 물류망을 연결시키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신장성 대부분은 사막으로 가득하다.

사막 중간중간에 위치한 오아시스가 여행객들의 유일한 휴식처인 셈이다.

중국당국은 이 곳에 더 많은 사람을 이주시키고 사람이 살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나무심기 사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나무심기 사업에 열성인 것이다. 신장성 곳곳 어디서나 나무심기 사업을 볼수 있다.
이곳은 지질은 지하자원이 넘쳐나는 축복받은 땅이지만 반대로 나무가 자라지 않는 저주받은 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나무를 심을 곳에는 일단 바닥을 1.5m이상 파내고 다른 지역에서 가지고 온 모래와 흙을 대신 채운 후 나무를 심는다. 이렇게 노력을 기울려도 60% 생존률을 장담할 수 없다고 한다.

여기에 섭씨 40도가 넘는 날씨도 나무생존에 악영향을 미친다. 땅위에 물들은 대부분 순식간에 증발해 버려 물공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고대로부터 이 같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 왔다.

신장성을 둘어싸고 있는 천산산맥과 곤륜산맥, 파미르고원 등은 연중 얼음이 녹지않는 빙하가 있다. 여름철이면 빙하가 녹아 척박한 사막위에도 물이 흐른다. 하지만 얼마 못가 모두 사라져 버린다. 바로 땅 속으로
이곳 사람들은 기원전부터 땅속으로 수로를 만들어 왔다. 수천년동안 건설된 지하수로는 미로처럼 얽혀있지만 이들의 생명수와도 같은 것이다. 일명 카레즈라고 불리는 이 지하수를 우물을 통해 지상으로 퍼올리고 있다.
 
나무심기 사업에도 바로 이 카레즈가 동원된다.

곳곳에 우물을 파고 물을 끌어올리고 나무사이사이로 고랑을 파 물을 공급한 것이다. 하지만 살인적인 날씨에 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나무들은 죽어가기 마련, 절반가까이가 고사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생존률 90%이상을 자랑하는 새로운 나무심기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하밀에서 빠리꿈 초원으로 가는 140km 중 70km의 길에 늘어선 나무들이 다. 새롭게 도로를 포장하고 도로 양쪽으로는 막대한 양의 나무를 심어 놓았다.

대부분 고비사막인 곳에 나무가 제대로 자랄 리 없겠지만 이들은 집념은 대단하다.

인근에 석유회사가 유전개발을 통해 번 막대한 이익금을 주변 나무심기에 투입한 것이다.

실제 도로 양쪽에는 최소 1m간격으로 10줄 이상의 나무가 수 십 킬로미터에 걸쳐 심어져 있다. 다른 곳과는 달리 이곳에는 사막에서 생존확률을 높이기 위해 나무 한그루 한그루 마다 1cm남짓한 고무호수가 연결돼 물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최소로 따져보아도 이곳에 심은 나무만 수백만그루를 넘을 것이다. 나무를 연결한 고무호스의 길이도 상상을 초월한다.

대부분 사막에서도 생존이 강한 백양나무를 심는다. 전 세계적으로 별로 쓸모 없는 나무로 인식돼 가로수로 더 이상 심지 않는 종류지만 이곳에서는 생명수와 같은 수목이다.

이와 함께 고대 실크로드 도시 중간 중간에는 소규모 오아시스 도시들이 새롭게 건설되고 있다. 이도 마찬가지다. 천산에서 내려오는 지하수를 끌어올려 새로운 개척지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대규모 한족이 새롭게 이주해오면서 토지를 무상으로 공급하기 위한 중국정부의 거대한 프로젝트인 셈이다. <인천일보 실크로드 특별취재팀>


● 카레즈(Karez)


신장성 투르판에는 중국의 3대 역사적 사업중 한 곳이 위치해 있다. 만리장성과 경항운하, 그리고 투르판 지하수로다.

천산산맥에서 흘러내려오는 빙하수가 사막지하로 사라지자 고대부터 이 곳 사람들은 사막밑으로 지하수로를 건설한 것이다. 작은 것은 수km에서 긴것은 수십km까지 수백곳의 지하수로가 있다. 총 연장만 5천km가 넘는다고 알려진다. 이 지하수로의 역사는 거의 2천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청나라때에는 아편전쟁을 촉발시킨 임칙서라는 사람이 이곳에 좌천되어 대규모 카레즈 공사를 진행해 지금까지 주민들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카레즈는 원래 카나트로 불린다. 건조지대에서 지하수를 취수하는 장치의 한가지로 고대 이란에서 처음 발명된 것으로 전해진다. 서남아시아와 북아프리카 등에서도 이를 볼 수 있다.

카나트라는 명칭은 이란에서 사용되고, 아프카니스탄에서는 카레즈, 시리아·북아프리카에서는 호가라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