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칼럼
한동안 소식이 없던 미스 최가 늦은 저녁 사전 연락도 없이 방문하여 무슨 일인가 싶어 깜짝 놀랐다.

"아니 어떻게 연락도 없이 왔어? 요즘 사업이 어렵지?"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지신 아버지를 대신해 사업체를 이어가느라 무척 힘든 모양이었다. 그동안 수척해지고 여윈 모습이 그간의 어려움을 말해주듯 피곤한 기색이었다.

"유가 상승으로 원자재가 많이 올라 투자비용이 배로 드는데다, 불경기로 매출도 오르지 않아 자금 압박으로 미칠 지경이에요." 가슴이 답답한지 잠시 말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더니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거기에 비싼 인건비 때문에 만성적인 적자로 공장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인데, 그래서 어떡하면 좋을까 해서요." 착잡한지 침통하게 물었다.

"많이 힘들었겠구나. 차라리 사업을 정리하고 다른 계획을 세워봐."

경기가 좋지 않을 때라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힘들어 하는 때라, 더욱이 나이 어린 처녀가 사업을 이끌어간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되어 그만 둘 것을 종용하였다. 그랬더니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계신 아빠 생각이 나는지 눈가가 젖었다.

한동안 멍한 생각에 잠겨 있던 그녀가 잠시 후, 마음이 좀 진정되었는지 밝게 웃으며 물었다.

"앞으로 제 사업 운이 어떤지 좀 봐주세요."하며 생긋 웃는데, 안타깝게 한동안 운이 없었다.

"무리하지 말고 다른 길을 모색해 보지 그래?"

무엇보다 운의 향방을 떠나서 요즘 같은 불경기에 남자도 하기 힘든 사업을 이끌어간다는 것 자체가 아무래도 버겁게 생각되어 정리하는 쪽으로 유도하였다.

옛 속담에, 대난불사. 필유후복(大難不死. 必有後福)라는 말이 있다. 이 뜻은 큰 어려움을 만났어도 죽지 않고 살아나면 반드시 훗날에 복이 있다는 말이다. 어쨌든 사업운이 없는 그녀가 이 어려운 난관을 좌절하지 않고 잘 극복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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