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나오시마(直島)는 일본 혼슈(本州)와 시코쿠(四國) 사이에 있는 세토나이카이(瀨戶內海)에 있는 수많은 섬들중 하나다. 나오시마는 일본의 공업화 초기에 구리제련소가 자리 잡으면서 각종 공해를 쏟아내던 악명 높은 섬이었다. 공해의 대명사로 불리우던 나오시마를 예술의 섬으로 변모시킨 사람은 출판 재벌 베네세 그룹의 후쿠다케(福武) 회장과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安藤)씨였다. 1987년 후쿠다케-안도의 나오시마 프로젝트에 의해 공해의 섬은 미술관의 섬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평소 미술작품 수집에 열성이었던 후쿠다케 회장은 안도씨와 함께 자연풍광을 훼손시키지 않고 가급적 자연광선을 이용하여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갔다. 칼더 같은 대가들의 조각작품이 전시돼 있는 야외공원은 물론이고 초기에 건립된 베네세 미술관도 세토 바다가 바라보이는 언덕에 겸손하면서 다소곳하게 자리잡고 있다. 한국의 백남준씨를 비롯하여 앤디·워홀,잭슨·폴록,이브·클라인,프랭크·스탤러,데이비드·호크니 같은 현대미술 대표작가들의 창작품들을 인공조명이 아닌 자연채광으로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경험이자 행운이기도 했다.

건축가 안도씨의 수작품으로 꼽히는 지중(地中) 미술관 역시 3층 규모의 건물을 모두 지하로 처리하여 주변자연과의 조화를 배려하면서도 자연채광을 최대 한도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오시마를 찾는 한국사람들이 많은 것에 대해서 현지에서도 놀라워하고 있었다. 예술적 감각이 담긴 건축물과 함께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고 싶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오시마를 많이 찾아오고 있었다.

개발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고장 인천에서도 나오시마와 같은 친환경적 프로젝트와 자연과 어울리는 건물들을 보고 싶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