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일단 `패닉' 상태에서 벗어났으나 외환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잇따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정부도 자신감을 되찾은 분위기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9.50원 급락한 1,129.00원으로 마감됐다. 환율은 8.50원 떨어진 1,14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매물이 유입되면서 1,134.00원까지 밀린 뒤 수입업체의 결제수요 유입으로 1,146.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당국의 개입에 따른 손절매도로 1,126.00원까지 폭락한 뒤 낙폭을 줄이며 1,133원 선으로 올랐지만 장 후반 매도세가 강화되자 1,130원 아래로 되밀렸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의 개입 여파로 환율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역내외 시장에서 외환보유액 10억 달러를 풀어 환율 급등세를 꺾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46포인트(0.03%) 내린 1,426.43을 나타냈다. 약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1,436.62까지 반등했으나 외국인의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2.07포인트(2.83%) 오른 438.44에 마감, 430선을 회복했다.
이날 금융시장에는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뉴스가 날아들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한국의 외화표시 장기채권에 대해 `A'등급을 부여하고 등급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평가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외화표시채권에 대해 `A2' 등급을 부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한국은 대외 채무 지불 능력이 탄탄하고 수출산업이 다각화돼 있으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금융시장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금감원은 외환딜러의 불법 매매 행위에 대한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외환딜러가 관련 법규를 위반하며 매매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위기관리대책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국채 만기가 11일이면 종료되니까 금융 위기설이 과장됐다는 게 판명될 것이고 다음주만 지나면 상황이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1997년말 겪었던 외환 금융위기와 같은 의미에서 `위기'라는 단어를 쓴다면 그 가능성은 0%라고 생각한다"고 톤을 높였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하반기 차환 발행 예정이던 외평채를 발행하기 위해 로드쇼를 나간다"면서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나오는 9월 위기설이 진짜인지 아닌지 보여주러 간다"고 언급,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