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우선 김 전 총장이 문건 공개자의 직전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배정숙씨측의 최초 보고서 추정문건과 박시언씨의 내사결과 보고서 등 두 문건에 대한 입수 및 유출 경로를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측 문건의 경우 이미 김 전 총장이 『「피내사자의 남편이자 총장으로서 알아야 한다」며 박주선 전 법무비서관으로부터 입수, 집무실을 찾아온 박씨에게 해명하고자 보여줬다』고 밝혀 경위가 일부 드러났다.

 검찰은 이에따라 박씨가 왜 검찰총장 집무실을 찾아가게 됐는지, 보고서를 건네줬을 당시의 상황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와함께 사직동팀 원본에 있는 「7항」의 최순영회장에 대한 구속건의가 박씨측 사본에는 빠져 있었던만큼 박 전 비서관으로부터 받은 보고서에 7항이 있었는지 여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나 관련자들의 진술이 모두 엇갈린만큼 실체가 드러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검찰총장 재직시에 취득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개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는 최초보고서 추정 문건의 입수 경위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배씨측 문건의 출처마저 사직동팀으로 밝혀질 경우 결과적으로 부인 연정희씨에 대한 내사상황을 집무실에 앉아 보고 받았다는 추론이 가능해 모종의 커넥션에 의한 내사과정의 축소·은폐 의혹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이 경우 내사시점을 놓고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을 감안하면 반코트 반환시점과 맞물린 연씨의 「내사 사전인지설」에도 무게가 실리면서 김씨 부부를 더욱 코너로 몰고 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전 총장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것으로는 기대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 검찰 주변의 관측이다.

 그가 특히 최근 변호인을 통해 『신동아 수사당시 여러 경로의 로비가 있었지만 때가 아니라 밝힐 수 없다』고 한 발언은 자신을 사법처리 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 조사에 순순히 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김 총장은 자신에 대한 조사강도 등을 파악한 뒤 최회장 구명로비에 대한 모종의 폭탄 발언을 할 지도 모른다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돌고 있다.

 아무튼 검찰은 지난해 여름 최회장에 대한 일시적인 수사 보류 조치가 대한생명의 외자유치 시도 때문인지, 아니면 제3의 외압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집중추궁할 방침이어서 과연 검찰총장으로 하여금 『거부할 수 없는』 청탁을 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드러날지가 관심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