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연합】 시애틀 각료 회의에서 가장 팽팽하게 대립 양상을 보였던 농산물 분야에서 미국을 비롯한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간에 막판 밀고당기기가 숨가쁘게 진행되면서 곧 협상 초안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 분야는 5개 실무 회의(Working-Group) 분야중 가장 팽팽한 대립을 보였던 만큼 이 분야의 타결 여부가 다른 분야의 초안 작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2일(한국시각 3일) 한국 대표단에 따르면 미국측은 미국이 유럽연합(EU)에 대해 요구하고 있는 농산물 수출 보조금 삭감에 한국이 동의해 주면 농산물과 공산품의 「동일 기준 적용」(Equal-footing) 주장을 철회할 뜻을 내비쳤다.

 한국 대표단은 미국측의 이같은 제의가,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를 저지하려는 한국, EU 등 6개국 「동맹」을 와해시키려는 전략의 하나로 보고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에 앞서 농산물 분야 실무회의 의장인 싱가포르 무역장관인 조은 여(Yeu)의장은 1일 그간 각국의 주장을 정리한 의장 초안을 제시, 토론의 기초로 삼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농산물 수출국들은 농산물 수입국이 농산물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Tarriff-peak) 폐지 등의 대목이 빠졌다는 이유로 실무회의 의장 초안에 반대했다.

 우리 대표단은 농산물분야 실무회의 의장이 제시한 초안 내용에, 미국의 「변화된」 태도가 반영될 경우 어쨌든 앞으로의 협상에서 우리 입장이 크게 유리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시애틀 선언서에 농산물 수출국가의 주장인 농산물과 공산품의 「동일 기준 적용」, 농산물 보조금의 「상당한」 감축 등 용어가 포함되면 우리나라는 오는 2005년부터 농산물 시장을 대폭 개방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