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쿠웨이트에 본부를 두고 있는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는 아시아 스포츠를 총괄하는 국제기구다. 45개국이 회원국으로 있으나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부르나이가 탈퇴하여 현재 44개국이 가입하고 있다.

인류최대의 축제로 불리는 베이징올림픽대회에서 OCA산하 44개 아시아 국가 가운데서 동(銅)메달을 하나라도 딴 나라는 19개국에 불과하다. 나머지 25개 국가는 올림픽대회에 참가했다 뿐이지 메달 하나 없이 귀국해야 할 처지가 된 셈이다.

OCA산하국가 중 개최국인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종합 1위를 고수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10위권을 지켰다. 다음으로는 북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몽고, 인도, 타일랜드, 바레인이 금메달을 땄고, 다른 8개국은 은 또는 동메달에 머물렀다.

베이징에서 만난 몽고와 인도의 선수단 간부들은 축제분위기였다. 수십 년 만에 올림픽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기 때문이었다. 태권도에서 동메달을 딴 아프가니스탄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오랫동안 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간에서는 단 4명의 선수를 출전 시켰고, 이 중 한명이 72년 만에 올림픽 동메달을 고국에 선사했던 것이다. 5천여 명의 태권도 유단자 중에서 뽑힌 동메달리스트를 훈련시킨 코치는 한국인이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는 25개 나라도 아시안게임에서는 대부분 메달을 한두 개씩은 획득한다. 아시아인들이 선호하는 스포츠(경기종목)들을 포함시키고 출전자격도 완화시켜 이들 나라에서 스포츠 활성화와 국민사기 진작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이 40억 아시아인들의 진정한 축제이며 44개 아시아 국가들에게 올림픽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