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칼럼
욕심을 억제한다는 것은, 욕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아는 지혜를 길렀을 때 가능하다. 그것을 빨리 알지 못하면 자제하는 힘을 기르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욕심을 억제한다는 것 자체가 오랜 수련을 통해, 자기와의 투쟁에서 깨달아야만 한다.

그래서 도덕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훈련을 통해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직 자기만을 위한 탐욕스러운 삶을 살다 간다. 그렇기 때문에 불평과 지탄은 물론 내세에 거기에 상응하는 고통도 수반하게 된다.

아주 오래 전, 결혼 날짜를 잡고 보니 궁합이 궁금했다. 친정엄마와 함께 돈암동 미아리 고갯마루에 있는 철학관을 찾은 적이 있었다. 혹시라도 나쁘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을 하면서도 호기심에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생년월일 말하자, 안경 너머로 "결혼날짜 잡았어?"하며 힐끗 쳐다보며 대뜸 반말부터 하였다. "네"하고 모기소리 만하게 말하자, "날짜를 잡기 전에 오지 그랬어. 두 사람 다 원진살이 끼어 결혼하면 죽어도 못살아"하며 기를 죽였다. 당시는 원진살이 뭔지도 모르는 말에 심사가 불편했었다. 시댁도 필자도 기독교인으로 궁합 따윈 무시하고 혼인날을 잡았는데, 막상 나쁘다고 하니 은근히 걱정부터 되었다. 그 후로 살다가 힘든 일이 생기면'맞아 원진살이 끼워 이런 거야!'애써 이유를 달면서 위기를 모면하려 하였다.

그런데 막상 필자가 역학을 공부하고 보니 원진살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어떠한 흉살이라 하더라도 오행이 상생되어 사주가 중화를 이루고 격을 갖추고 있으면 그리 문제되지 않는다. 지금도 가끔 고객들이 찾아와, 어디서 그러는데 자기 부부는 원진살이 끼어 예방해야 한다며 부적을 권하는데 그것이 정말 맞느냐고 묻곤 한다. 원진살은 안보면 보고 싶고 서로 마주하면 다투고 원망하는 흉살이다. 그러나 피차 의견이 맞지 않아 언쟁은 있을지언정 헤어지는 일이 드문 것이 또한 원진살의 특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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