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에서
최근의 인천경제계 최대 이벤트를 꼽는다면 이달 13일께 있을 인천상의 회장선거일 게다. 그렇지만 지역내 많은 이벤트가 그렇듯 이 역시 좀체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일반시민 입장에서 본다면 선거가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니 그럴만도 하다. 이상한 점은 지역기업 반응이다. 정치권에 견준다면 경제계 의장을 뽑는 선거인데도 시큰둥하다.

속내를 보면 이는 인천상의가 자초한 면이 없지 않다. 지역내에 수많은 개발사업이 진행돼도 기업이익을 대변하기는커녕 내부일에만 몰두해 왔으니 자업자득이라 할만하다. 이런 문제를 인정한다 해도 지역기업들의 무관심은 제 밥그릇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것과 다름없다.

인천의 대내외 위상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고무된 시는 동북아 허브도시, 명품도시 건설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다양한 개발사업을 추진중이다. 국내외 관심도 과거와 사뭇 다르다. 그러하건만 지역사회구성원 입장에선 이런 변화가 '빛좋은 개살구'로 치부되곤 한다. 전문가들은 "시행정에 인천경제가 없다"고 비판하기 일쑤이다.

지역민을 위한 개발사업이 되려면 시행전 기존도시와의 연계, 지역경제와의 연관효과 등을 따져 보는 것은 필수이다. 허나 시는 건물짓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축이 돼야 할 지역경제계가 송도신도시 건설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거나 지역건설업계가 '개발사업 참여배제'를 질타하는 것 등이 이를 반증한다.

시는 앞으로도 개발사업에 200조원 이상을 쏟아 부을 판이다. 침체에 빠져있는 지역경제계에겐 단비와 같은 '시장'이 곁에 있는 격이나 이마저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막으려면 변변치 못한 무기라도 휘둘러야 할 상황인 셈이다. 그리고 지금으로써는 이 '변변치 못한 무기'에 해당되는 것이 바로 상의이다.

상의의 대외 이미지가 안좋은 데는 또한 과거 회장의 역할도 무관치 않다. 지난 수차 회장선거에서 논란 대상이 돼 온 게 자격문제이다. 자치단체 경제시책의 파트너가 되고 기업을 이끌고 나가야 하는 경제단체 수장이라면 적어도 지역성과 전문성은 겸비해야 하나 늘상 그 함량면에서 시비가 있어 왔다. 여하튼 이런 상의회장 자격론은 지금도 유효한 논쟁거리이다.

시가 구상중인 명품도시의 기반을 단단히 하려면 도시하부구조인 경제력 강화는 필수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지역경제계가 지금보다 목소리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 지역기업 이익을 대변할 경제단체 역할도 절실하다. 지역성과 전문성이 이번 상의회장 선거에서 주요 관전 포인트가 돼야 하는 이유이다.
 
/김홍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