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보 미래비전
창간20주년을 맞은 인천·경기지역의 대표 언론인 인천일보가 '제2창간'을 선언했다.
 
우리 지역의 뉴스를 소중히 그리고 샅샅이 찾아가는 '지역적 특수성'과 거시적인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적 보편성'이 인천일보가 바라보는 지점이다. 갈 길은 쉽지 않지만 인천일보는 이미 '제2창간'의 첫 걸음을 시작했다.

언론은 사회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역할해야 하는 '공익성'과,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성' 두 가지 얼굴을 갖는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실현한다면 더이상 좋을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공익성과 기업성의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인천일보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제2창간 을 선언하고 동북아의 대표신문이 되기 위한 정진을 시작한다. 사진은 신문이 인쇄되고 있는 인천일보 윤전부 전경. /박영권기자(블로그)pyk
 
 
언론의 수입원은 크게 신문 판매와 광고 수입으로 나뉜다. 그러나 대다수의 언론이 광고를 주 수입원으로 하므로 광고주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이 '자본과의 유착'이다. 과거 권위주의시절, 언론이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며 '권력과의 유착'을 했다면 지금은 '광고주'의 눈치를 보면서 '자본과의 유착'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공익성과 기업성의 충돌 속에서 발생하는 것이 '편집권독립' 문제다. 광고주는 광고를 주는 대가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요구하고 언론은 광고를 수주하기 위해 시민들의 입장보다는 광고주의 입장을 대변하다보니 펜끝이 무뎌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인천일보는 그럼 어떠한가. 인천일보 역시 광고주의 입김에서 100% 자유롭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천일보의 경우 윤리강령 등 회사내 여러가지 장치를 통해 '불편부당한 시각으로 정론을 펼친다', '광고와 구독을 강요하지 않으며 촌지를 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이때문에 인천일보 기자들은 경영진으로부터 광고를 하라는 지시를 받지 않는다. 지역일간지는 물론 전국지 등 언론에서는 쉽게 약속할 수 없는 이런 규정을 지키기 위해 인천일보 구성원들은 그동안 피눈물나는 노력을 해왔다.

인천일보는 특히, 몇 년 전부터 전국에서 가장 먼저 자발적으로 '언론개혁'을 실천하겠다고 선언한 뒤 '기자단 탈퇴', '클린선언' 등을 발표했고 개혁성을 인정받아 지역신문발전지원법이 시행되던 첫 해 '전국 5대 지역일간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인천일보가 추구하는 언론개혁은 결코 거창한 화두가 아니었다. 비도덕적 자본·권력에 타협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약자인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어두운 곳에 불을 밝히는 언론이 되겠다는 것이었다.

앞서 인천일보는 2000년대 초부터 '로컬화'를 표방, 전국기사보다 지역기사를 심층적이고 입체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과거 전국뉴스를 1면 톱으로 세우거나 하는 편집방향을 소소한 것이라도 지역의 소식을 중요하게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다른 지역일간지들도 인천일보의 편집방향을 따라하기 시작, 결과적으로 지역신문다운 지역신문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시민사회의 지지를 받으면서 정론을 펼치던 인천일보는 2007년 봄, 현직변호사인 김정섭 변호사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다.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왜 명망있고 부러울것 없는 변호사가 어려운 인천일보를 맡는가 의아해했다. 당시 바람 앞의 등불이었던 인천일보를 김 대표이사가 맡은 것은 지역사회에 대한 일종의 책임의식이었다. 그는 사석에서 간부들에게 "그 동안 내 일을 했으니 이제는 지역 사회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대표이사가 외부의 좋지 않은 풍문에 흔들리지 않고 황소처럼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자 지역은 인천일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이사는 특히 지난 해 회사가 시끄러워지면서 거의 무산되다시피한 청라지구 '블루 아일랜드' 사업을 회생시키기도 했다.청라지구에 골프장을 비롯한 스포츠타운을 짓는 블루 아일랜드사업은 단순한 수익사업이 아니다. 만성적자로 허덕이는 인천일보가 권력과 자본의 압력에서 벗어나 정론을 펼칠 수 있는 중요사업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보다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인천일보는 향후 탐사보도, 미디어뉴스팀 등 신설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깊이 있고 많은 인천·경기 뉴스를 다루면서도 전국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역시민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지역언론경영의 열악한 환경등으로 지금보다 더 잘 만들지 못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전국지의 경품제공과 같은 공격적 마케팅과 지역일간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지면이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수도권시민들의 중앙지향식 사고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안팎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인천일보는 늠름한 스무 살 청년으로 성장했다. 그 동안의 아픔은 성년이 되기 위한 성장통이었다. 지금 인천일보 임직원들은 젊고 건강하며 지역을 위해 '공기'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열정에 넘쳐 있다. 이제 완전한 어른이 된만큼 보다 전문적이고 보다 책임있는 정론지가 될 것을 인천일보 임직원은 다짐한다. '진실한 역사의 기록자', '사회의 소금과 목탁'이란 책임감으로 정론을 펼쳐 나가자는.

여기서 중요한 것이 지역시민들의 관심과 애정이다.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인천일보의 힘'은 독자들로부터 나온다. 유럽이나 미국 등 외국에서 지역신문들이 더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여론집중을 막기위한 정부정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역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발행되는 신문에 각별한 사랑을 쏟아주는 이유가 더 크다.

인천일보 역시 지역시민들이 조금만 더 애정을 보여준다면 보다 빨리 지역과 전국을 넘어 세계적 신문으로 성장할 것이다. '동북아의 대표신문'이란 표어를 내세운 것은 지역·국가·세계적인 정론지로 우뚝 서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며 인천일보를 사랑하는 독자들과의 약속이다. 동북아의 대표도시 인천에서, 인천일보가 '동북아의 대표신문'이 되는 것은 허영이 아니며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창간20주년을 기점으로 인천일보는 명실공히 '인천·경기 지역의 대표신문', '동북아의 대표신문'이 되기 위한 정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김진국기자(블로그)fre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