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내 30개 실업계고 학생 4만3천1백여명중 결석학생이 전체의 23.5%나 되는 1만1백여명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여간 심각한 얘기가 아니다. 이같은 사실은 인천시 교육청이 지난 10월 시교육위원회에 제출한 「실업계고교 학생실태」에서 나타난 교육현장의 실상이다. 우리 교육계가 어쩌다가 이지경이 되었는지 서글픈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나 지금이나 학교교육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 믿음을 갖는데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번 학생실태를 통해 우리는 이런 공감대가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확인한다. 무등교(無登校)사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러 교육의 실종을 가져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오래전부터 파악돼 당국이 갖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있음에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저연령화(低年齡化)한다는 점이다. 학교를 가지않는 아이들의 변을 들어보면 뒷맛이 씁쓸하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날의 기분에 따라 종종 결석하는 B교 Y군(17)은 게임방에서 밤샘하고 다음날 일어나면 이미 대낮이다. 핸드폰으로 친구를 불러 같이 논다. 학교에 갔다가도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수업중 도망치듯 빠져나오기도 한다. 이 학생은 학교에 여러날 안 가도 동네약국에서 약봉투를 구해다 학교에 제출하면 병결(病缺)로 처리된다고 천연스럽게 말한다. 한마디로 교육포기, 교육붕괴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닐성 싶다.

 물론 이런 무등교현상을 당장 해소하기란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에 따른 문제점과 부작용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우리교육의 앞날은 희망이 없다. 하루가 다르게 상황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교사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고 학생지도를 자포자기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서라도 새롭고 설득력있는 대책을 기대한다.

 교사의 꾸지람을 받는 학생이 교사에게 대드는 것이 요즘 교실풍경이다. 처벌은 안된다는등 학생편의중심의 규제로 교사들이 설 땅을 잃었다는 항변은 귀기울일 대목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잘못을 깨우치도록 하는 범위에서 체벌기준을 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