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3개월간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올시즌 프로농구는 3연패에 도전하는 현대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SK의 전력이 급상승해 뚜렷한 「2강체제」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시범경기 성격이 강한 99애니콜투어챔피언십 경기결과 당초 우승권 진입이 무난할 것으로 보였던 기아와 삼성이 다른 구단들과 전력차가 크지 않아 8개구단이 물고 물리는 혼전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팀별로 45경기(홈 18·어웨이 18·중립 9경기)를 치르며 모두 225경기를 소화해내는 정규시즌에서 개인별 기록은 물론 팀다승기록경신 등 풍성한 기록잔치가 예상된다.

 ▲현대 걸리버스=올시즌 정규시즌 3연패를 노리는 현대는 지난해 우승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으며 올시즌 로렌즈 홀을 영입함으로써 독주채비를 끝마친 상태다.

 현대는 지난달 열린 99투어챔피언십에서 SK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주전멤버를 고루 기용하면서 달라진 상대구단의 전력을 일일이 분석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특히 포인트가드 이상민은 경기감각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고비마다 정확한 외곽슛으로 상대방 기세를 꺾어놓는 노련한 플레이를 펼쳐 「경계대상 1호」로 지목되고 있다.

 이상민과 함께 찰떡궁합을 과시하는 용병 맥도웰은 새로 가세한 홀과 함께 골밑을 틀어막아 공·수 리바운드를 독식하다시피하고 속공전환 또한 순식간에 이뤄져 상대수비진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현대는 승부가 갈림처가 되는 중반 이후 어김없이 유도훈과 최명도, 이지승, 김재훈, 구본근 등 일급 식스맨을 대거 투입해 대세를 갈라놓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SK 나이츠=2시즌 연속 8위에 머물렀던 SK가 개막을 앞두고 열린 99애니콜투어챔피언십에서 현대까지 물리치고 정상을 차지해 농구코트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SK는 올시즌 서장훈과 현주엽-존스로 이어지는 공포의 「트리플타워」를 구축해 골밑싸움에서 어느 구단에도 밀리지 않는 위력을 보이고 있다.

 거기다 힘과 스피드를 갖춘 황성인이 새내기답지 않은 과감한 플레이로 SK의 볼배급에 나섰으며 투어챔피언십 결승에서 역전 3점슛을 터뜨릴 정도로 「한방」을 보여 신인왕후보 0순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장신플레이에 의존하다보니 기동력이 다소 떨어지고 장기레이스를 뒷받침할 만한 식스맨이 부족한 약점을 들어 SK 돌풍이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신세기 빅스=신세기는 우지원과 김훈, 윌리엄스 등 10대 소녀팬들을 몰고다니는 스타군단.

 하지만 이들 스타들의 포지션이 모두 외곽쪽에 몰려있어 3점슛경쟁은 과열양상을 보이나 골밑슛과 리바운드가 상대적으로 열세다.

 더욱이 올시즌에는 국내 구단들이 센터를 집중강화한 점으로 미뤄볼때 신세기의 고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래에서 데려온 용병 로즈그린이 얼마나 골밑을 지켜줄지가 최대의 변수다.

 ▲삼성 썬더스=삼성은 고질적인 골밑약점을 극복함으로써 올시즌 상위권 진입은 물론 현대의 독주를 막아낼 유일한 팀으로 지목된다.

 센터 이창수가 3년여의 투병생활을 마치고 화려하게 복귀해 싱글턴 혼자서 고전하던 골밑싸움에 가세했으며 박상관, 강병수, 김택훈 등 장신그룹이 건재해 「높이농구」가 기대된다.

 거기다 용병 G·J헌터가 다소 기복이 심하지만 무서운 득점력을 보여 국내코트에 제대로 적응할 경우 삼성의 상승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시즌 재계라이벌 현대와 맞붙어 3승2패를 기록해 9개구단중 유일하게 현대에 대한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김현준코치 사망 이후 선수들의 투지 또한 불타고 있어 올시즌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