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8경 둘러보기
"광주8경 구경오세요"
여행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라는 말을 느끼고 싶은 계절 봄이 찾아왔다. 여행을 다니기에 더할 수 없이 좋은 요즘에 경기도 인근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나!' 하고 절로 감탄사가 나오게 하는 곳이 있다.
특히 자동차 매연과 시커먼 하늘 그리고 콘크리트 숲이 삶의 전부인양 알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하루 내지는 이틀 일정으로 공기 좋고, 경치 좋고, 걷기에도 안성맞춤인 여행이라면 그 무엇에 견줄 수 있을까. 바로 그곳이 경기도 광주가 자랑하는 '광주8경'이다.
이 완연한 봄날, 세파의 시름을 훌훌 털고 가족과 연인과 함께 지난 2006년말 광주시와 경기관광공사가 광주의 대표적 관광자원으로 선정한 남한산성을 비롯 분원도요지와 팔당호, 앵자봉과 천진암 등 '광주8경'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광주=송영규기자 blog.itimes.co.kr/ygsong

● 남한산성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일원에 자리잡고 사적 제57호로 지정된 남한산성은 북한산성과 함께 수도 한양을 지키던 조선시대의 산성이다.
신라 문무왕 13년(673)에 한산주에 주장성(일명 일장성)을 쌓았다는 기록이 있는데, 현재의 남한산성으로 보인다. 고려시대의 기록은 없으나 조선 세종실록지리지에 일장산성이라 기록되어 있다.
남한산성이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은 후금의 위협이 고조되고 이괄의 난을 겪고 난 인조 2년(1624)이다. 인조 14년(1636) 병자호란 때 왕이 이곳으로 피신했는데, 강화가 함락되고 양식이 부족해 인조는 세자와 함께 성문을 열고 삼전도에서 항복했다. 그 뒤 계속적인 수리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시설은 동·서·남·북문루와 서장대·돈대·보 등의 방어시설과 비밀통로인 암문, 우물, 관아, 군사훈련시설 등이 있다. 남한산성 주변에는 백제 전기의 유적이 많이 있어 일찍부터 백제 온조왕 때의 성으로도 알려져 왔다. 남한산성은 각종 시설이 잘 정비돼 우리나라 산성 가운데 시설이 잘 된 곳으로 손꼽힌다.
 
 
● 조선관요박물관

조선백자를 연구하고 조선 관요 유적의 발굴 과 학술연구사업, 전통 도자문화 교육 등 한국 전통도자를 연구하는 전문 도자박물관이다. 2개의 대형 전시실과 기획전시실, 다목적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규모의 야외조각공원과 장작가마, 한국정원, 다례시연장 및 광주지역에서 생산되는 도자기를 판매하는 도자쇼핑몰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광주 조선관요박물관은 조선 500년의 역사를이어온 순백자, 청화백자, 철화백자, 분청사기 등 조선시대 관요에서 생산된 전통도자기와 그 전통을 계승하는 현대작가들의 작품들을 상설 전시하며, 우리의 전통 도자문화와 역사를 조명하는 기획 전시.특별전시를 통해 살아 숨쉬는우리의 도자전통을 느끼게 해준다.
 

● 분원도요지와 팔당호

사적 제314호의 광주조선백자도요지(廣州朝鮮白磁陶窯址)로 알려진 이곳은 조선시대 자기나 도기를 구워내던 가마터를 말한다.
남종면·중부면·퇴촌면 등 광주시 일대에는 도자기를 굽는데 필요한 흙이 나오며, 나무와 물이 풍부하다. 제품의 공급지인 서울과 가깝고 한강을 이용한 운반의 편리성으로 인해, 조선 영조 28년(1752) 궁중음식을 담당하던 사옹원의 분원이 광주에 설치됐다.
그후 조선왕조가 끝날 때까지 130여 년 동안 285개소의 가마터가 이 일대에서 번창했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국가 사정이 어려워지자, 분원리 가마터는 개인에게 경영권을 주게 됐고, 이후 여러 계층의 수요와 요구에 따라 자기의 모양과 무늬가 다양해졌으며, 청화백자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팔당댐을 막음으로 생긴 팔당호는 많은 옥토와 주거지를 삼키긴 했어도 광주의 명소가 아닐 수 없다. 호반 주위에 민물 매운탕 맛 또한 찌든 마음을 달래기에 부족함이 없고 물가에 드리운 각종 고목들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다. 낚시꾼들이 입맛을 돋우고 있기는 하나 상수원 보호라는 측면에서 일체의 낚시는 금하고 있으나 가족들이 시원한 그늘에서 확 트인 호수를 감상하며 멀리 강 건너 남양주 양평쪽의 기적소리를 듣고 있자면 시상(詩想)마저 떠오르는 광주의 명소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 앵자봉과 천진암

퇴촌면 우산리에 위치한 앵자봉은 꾀꼬리가 알을 품고 있는 산세로 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양자산이, 서쪽으로는 무갑산이 내려다보인다.
산은 667m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신유박해 때 가톨릭 교도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들었을 만큼 산속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심산유곡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받는다.
천진암은 초기 학문적 지식 수준의 천학을 강학회를 통해 신앙의 차원인 천주교로 발전 시킨 성지이다.
 
 
 
● 무갑산

무갑산(578.1m)은 초월읍 무갑리 정산을 두고 실촌읍과 퇴촌면으로 지맥을 뻗치고 있다.

임진왜란 때 항복을 거부한 무인들이 은둔했었다는 설도 있고 산의 형태가 무갑을 한듯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사방으로 뻗친 계곡이 깊고 물 또한 맑아 정상에 오르는데 힘이 드는 줄 모르게 된다.

북으로 퇴촌면을 눈 아래 보며 팔당호가 깔려있고 동으로는 능선을 따라 앵자봉에 이어지고 남으로는 열미,연곡, 건업리 등의 산자락 동리를 감싸면서 멀리 원적산과 대층한다.

등산코스는 무갑리 . 쌍동리 . 열미리 . 연곡리 . 건업리쪽에서의 코스가 있으며 천진암에서 앵자봉을 타고 내려오는 코스도 있다. 1일 등반코스로 봄이면 풍성한 산나물, 여름이면 우거진 녹음, 가을이면 곱게 물든 단풍이 아름답다. 특히 겨울 눈꽃은 한라의 그것과 견줄만한 명산이다.

 
 
● 태화산

광주시 도척면에 있는 이 산은 저수지를 끼고 돌아가는 차도의 중간쯤에 위치한 바우산골 마을에서 북서쪽으로 계곡을 향해 500m쯤 올라가다 오른쪽 송전탑이 있는 능선으로 올라간다. 서쪽 건너로 정상을 바라보며 가다가 왼쪽으로 돌면서 612봉을 넘어 한차례 내려갔다가 남쪽으로 가서 정상에 올라선다. 남릉을 따라 내려간 안부에서 왼쪽 아래가 바로 백련암이고 계곡길 따라 차도로 나온다.
태화산은 성남-이천 산업도로인 3번도로로 가다가 소머리국밥으로 유명한 곤지암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간다. 개천이 보이면 개천을 따라 올라가는 큰 길이 도척면으로 가는 길이다. 태화산 옆에는 추곡저수지가 있어서 태화산의 풍치를 아름답게 하는 데 한몫을 한다. 추곡저수지에는 낚시꾼들이 많이 찾아온다.
태화산은 광주읍 남쪽 국수봉에서 시작된 능선이 쌍령리를 넘어 남하하면서 백마산을 솟게 하고 계속 남진하여 긴 능선을 형성하는데 크게 보면 이 능선상의 최고봉이 태화산이다. 이 능선은 말치고개를 넘어 용인시 양지면의 추계리로 이어지고 영동고속국도의 고개를 지나 나중에는 안성의 미리내성지 뒷산으로 이어지는 긴 능선이다. 숲속에서 오른쪽으로 보면 나뭇사이로 높은 바위가 보이는 것도 태화산의 기품을 높여주는데 큰 역할을 한다. 골짜기는 나무가 울창해 여름에는 아주 시원하다.

 
 
● 경안천변

용인시에서 발원해 모현면에서 능원천과 합류하고 두리봉에서 흘러 들어오는 고산천, 문현산에서 흐르는 직리천, 중대리에서 흐르는 중대천을 장지리에서 흡수하고 광주시 목현리에서 발원한 목현천과 경안동에서 만나 큰 물을 이루고 흐르다가 다시 지월리에서 곤지암천과 합류해 서하리에서 팔당호로 흘러 들어간다.
예부터 역사적으로 이름이 나있는 하천으로서 장마 때는 범람해 더러는 수해를 입히기도 하는 큰 하천이다. 조선시대에는 현재의 경안동을 파발막(말을 타고 문서나 뜻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라 칭했으며, 지금도 경안동과 송정동 사이에 있는 다리 이름이 파발교라고 부르고 있다.
개울가에는 돌 색깔이 푸르다고 해서 청석바위, 돌의 모양이 넓어 놀기가 좋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양푼바위 등이 산재해 있으며 하류에는 물이 맑고 기암절벽을 이루는 등 경치가 좋아 하절에는 유람객이 많이 모여든다.

 
 
● 경안습지생태공원

퇴촌면 정지리 생태공원은 팔당호 상수원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기존 자원인 갈대, 부들 등의 수변식물을 이용해 수질을 개선해 주변 동·식물 등의 서식처 제공과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친환경적인 공원으로 조성, 도시민에게 안락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또 탐방로를 비롯해 어류서식처, 조류관찰대 등 자연을 직접 체험하여 느낄 수 있는 학습장으로 주말을 맞은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유익한 즐거움을 얻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