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여걸 명성황후의 면모를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한 책.

 외세로부터 조선과 왕가를 지키고 왕가의 권력투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다가 시해된 비운의 왕비 명성황후의 삶의 궤적에 중심을 두고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일종의 역사기행서다. 단순 명성황후의 삶을 조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구한말 외세와의 관계, 조선침략을 노리는 일제의 야욕을 밝혀 내는데도 비중을 뒀다.

 이 책에는 여러 문헌기록을 바탕으로 명성황후가 고종의 왕비가 되면서 시해되기까지의 궁중 중심의 권력투쟁과 외세의 침략이 중점적으로 그려졌다. 특히 일제의 조선 침략과정이 잘 나타나 있으며 저자는 명성황후의 시해 배후가 일본 권력기관의 범죄라는 사실을 밝히는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명성황후는 최근 뮤지컬화돼 성공을 거두면서 재평가와 인식작업이 활발해졌으나 명성황후만을 다룬 책은 국내서는 처음이다.

 소설가 유홍종씨는 명성황후를 긍정적으로 부각시켜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 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허구적인 상상력을 배제한 채 사실을 알리는데 주력했지만 소설적인 문체로 인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현대문학 펴냄, 값 8천원.

〈구준회기자〉 j hkoo@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