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광 동양탄소고문 코카서스 여행기
파사나우리 마을을 떠나고 오늘의 숙박지인 구다우리 마을까지 45분간은 꽃밭을 지나가는 것 같다. 군용도로변은 여러 가지 야생화의 천국이다. 그 너머 코카서스 산맥의 아름다운 산이 연달아 솟아있다.

오후 2시 15분, 구다우리 마을(해발1920m)에 도착하여 짐을 재빨리 호텔에 내려놓고, 우리들 23명은 2대의 작은 버스를 갈아타고 급히 다시 떠났다.15분 후 십자가의 고개(즈바리 고개, 해발2395m)에 도착했다.이 십자가의 고개는 그루지야 군용도로의 최고지점이다. 이 고개가 분수령이 되어 남쪽은 아라그비 수계(水系), 북쪽은 테르기 수계(水系)가 된다. 두 강은 모두 카스피 해로 흘러 들어간다. 이 부근은 겨울에는 눈사태가 자주 발생하여 1주일이상 도로가 끊기는 일도 있다고 한다. 이 부근에서는 깊은 골짜기가 내려다보이고 그 위에 코카서스 산맥의 아름다운 연봉들이 솟아있다.

십자가의 고개를 떠나고 가끔 산 경사면에 작은 마을이 나타나는 아름다운 산길을 1시간 40분 달려 카즈베크 마을에 도착했다. 이 마을은 그루지야 군용도로에서 북쪽으로는 맨 마지막 마을이다. 15km정도 더 올라가면 러시아(체첸공화국)의 국경에 이른다. 주차장에서 게르게티 산(해발2170m)의 '츠민다 사메바 교회'(성 삼위일체 교회)가 올려다 보인다. 약 2시간정도면 걸어 올라갈 수 있으나 지프차 6대에 나누어 타고 험한 산길을 올라갔다. 산위에 도착하니 주변은 광대한 초원이며 천상의 낙원이다. 이 경치를 '미하일 레르몬토프'(러시아의 작가·시인)와 'A. 푸슈킨'이 절찬했다고 한다.

산위에 올라서니 시계가 확 트이고 앞에는 '츠민다 사메바 교회'가 멀리 언덕위에 보이고, 뒤돌아보니 코카서스 산맥의 최고봉, 카즈베크 산(해발5047m)이 정상에 구름을 이고 있다. 14세기에 세워진 '츠민다 사메바 교회'로 갔다. 작고 아담한 교회다.

지프차로 산에서 내려오고 카즈베크 마을을 서둘러 떠났다. '구다우리'로 되돌아가는 도중에 파노라마 전망대에 들렸다. 이곳은 러시아·그루지야 우호조약체결 200주년을 기념해서 1983년에 만든 전망대이다.
이곳에서 웅대한 코카서스 산맥의 전망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