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인사동 같은 '문예거리' 만들자"
<글 싣는 순서>
1. 정부지원으로 탄력받나
2. 진흙속 옥구슬 안된다
3. 천주교 성지복원 병행해야
4.시대적 문화 콘텐츠 개발

수원에는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가 존재한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아름다움과 전통성을 지녔음에도 이와 연계된 관광 인프라 구축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아쉬움을 더한다.

화성(華城)을 찾는 관광객들은 성곽 등 건축물 관람, 무예24기 보존회 시연, 장용영 수위의식, 연무대 활쏘기 등으로 끝나는 단조로운 코스에 의구심을 갖는다.

이 같은 단조로움으로는 '다시 찾고 싶은 수원'을 만들기에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론 수원시는 외형 복원뿐만 아니라 우수 문화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시는 공연과 관광 분야 사업을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단체인 수원화성운영재단에 맡겼다.

그 시작으로 재단은 이달 23일부터 '화성행궁 상설한마당'을 지속적으로 개최한다. 올해 중에는 궁중무용과 전통줄타기, 사자춤, 인형극은 물론 궁중한과, 상화 만들기 등 매주 토·일요일 열리는 상설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수원의 유구한 역사에 비해 걸음마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콘텐츠 개발 사업이 장기간의 역사 고증 연구와 세계적인 추세 반영이 수반돼야 하는 고단한 작업인데 반해 예산은 터무니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행궁 주변 곳곳에는 계승시켜야 할 문화예술 아이콘이 공존하고 있지만 이 같은 이유에서 '예술인들만의 것'으로 전락한 상태다.

실제로 매향교 주변에는 전통창호를 만드는 도 무형문화재 14호 김순기 소목장을 비롯해 창의적인 미술전이 열리는 대안공간 '눈', 도 무형문화재 제8호 김복련의 전통춤 공연 등이 열리는 무형문화재 전수관 등 볼거리 풍부한 문화 자산이 널려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 대부분은 이들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 따라서 예술인들은 인사동 거리와 같은 문화예술거리를 꾸미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개발 제한으로 퇴보한 남문 일대에 한옥촌을 조성,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관광지구를 만들자는 목소리도 높다. 특색 있는 숙박시설 구축은 도시미관 뿐만 아니라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훈동 건축가협회 경기도지회장은 "고도제한을 역이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한옥"이라며 "전통미를 갖춘 단층 한옥촌 조성은 화성과 연계된 문화 콘텐츠 부합과 체류형 관광객 양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박관종기자 (블로그)pk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