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배경숙회장(인하대 명예교수·아세아여성법학연구소장)을 정점으로 60~40대 여성들이 주축이 돼 이끌어가는 회원 60여명의 여성모임이다.

 그러나 그 활동폭은 문화·환경 등 인천지역사회 전반에 걸쳐있어, 여성문제를 중심으로 다루는 여느 여성단체와는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

 「일륜회」 전신은 79년 10월 결성된 「인천시립교향악단 후원회」였다. 음악애호가로서 인천문화의 척박함에 안타까워하던 지역의 주부 22명이 지역 문화발전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보자는 소박한 뜻에서 모임을 만들고, 교향악단 후원을 시작했다.

 창단 초기 곤란을 겪던 시향은 이들의 후원과, 전영춘 당시 인천시장의 노력으로 81년 전 단원이 상임단원으로 임명됐고 87년까지 인천시향 초청으로 인천을 찾는 외국지휘자 사례금 전액도 「일륜회」에서 지불, 시향이 뿌리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후원회 역할이 어느정도 달성된 후 회원들은 90년 단체이름을 「일륜회」라 개칭하고 인천해광학교 맹인학생 사물놀이패 「스름」 후원, 「굴업도 핵폐기물처리장 건설반대운동」 「월미산가꾸기운동」 등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역 이슈에 적극 참여해왔다.

 하지만 「일륜회」 최종 목적은 인천에 번듯한 음악당을 짓는 일이다. 회원들은 주문도시락으로 모임 회식을 대신하고, 회원 경조사비도 개인적으로 지출하는 검소하고 철저한 기금관리를 통해 한발한발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다.

 「일륜회」의 또다른 특징은 어느 한쪽에도 치우침이 없는 정치적 중립성을 고수한다는 점. 회원 구성도 그렇고, 활동방향도 그렇다. 순수하게 고향 아끼는 마음으로 일하는 모임으로 남으려는 의도에서다.

 최근 회원들은 아세아여성법학연구소(인천 남구 도화1동 377의 5)에서 「일륜회」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더욱 결속할 것을 다지는 조촐한 기념식을 가졌다.

 성년의 세월동안 30~50대 청장년이었던 회원과 그 남편들은 학계 문화예술계 정계 재계 등에서 중견으로 자리잡고, 자녀들중 상당수는 「일륜회」의 격려와 후원에 영향받아 국내외 음악계에서 촉망받는 유망주로 성장했다. 인천으로서도 값진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광역시라는 규모가 무색할 정도로 음악학과 조차도 없는 인천의 척박한 문화환경. 2000년대 「일륜회」가 인천 문화발전의 한 견인차가 될 것을 기대해본다. ☎867-9223.

〈손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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