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행

봉우리의 방위가 마치 독수리 모양으로 안산과 안양시 경계를 이루며 능선이 동서로 뻗어 군포시를 둘러싸고 있는 수리산은 경기 서남권의 명산이다. 서남북으로 능선을 따라 품은 기운이 해발 489m의 태을봉에서 슬기봉을 휘감아 돌아 한꺼번에 토해내듯 평지로 흘러내려 이뤄진 전원도시 군포시 대야동.
화려하고 웅장한 국보급 보물이나 대형 위락시설은 없지만 어머니 품같은 정겨운 동네 곳곳에 훼손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터전으로 외지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역사적 문화자원이 고이 간직된 고향같은 마을이다.

가을 단풍철이나 주말, 휴일이면 군포는 물론 인근 안산, 안양 등지에서 농촌체험은 기본이고 동양화속의 풍경을 만끽하려는 행락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수리산 등반길에서 지친 심신을 태을봉 남쪽에 위치한 천년고찰 수리사에서 경건한 법력으로 해소하고 병풍처럼 둘러싸인 오솔길을 따라 논밭의 풍요로움을 만끽하며 내려와 반월저수지 주변 토속음식점에 들러 허기를 달랜다. 따끈한 전통차 한잔의 여유로움을 뒤로하고 저수지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며 가끔은 상념에 젖어 낭만을 즐기다가 주홍빛 낙조의 황홀경에 빠져 노래에 취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최근 변화를 시도하고있는 대야동지역의 여건과 청사진을 미리 살펴보고 기존 가볼 만 한곳 등을 둘러본다.

행정동인 대야동은 군포시 전체면적의 43%를 차지하는 15.34㎢규모. 94년 12월 행정구역조정으로 화성군 반월면으로부터 속달리, 둔대리, 대야미리, 도마교리 등 4개 동네가 편입됐다. 30여년간 마을의 90%이상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효율적 활용이 어려웠던 이 지역은 최근 대감마을 등 5개 자연마을이 그린벨트에서 우선 해제돼 자연친화적 개발이 가능해 졌다. 수리산 계곡과 반월·갈치저수지 등을 배경으로 논배미, 밭, 개천 등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시민휴식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신갈~안산간 고속도로 진입로변에 위치하고 전철 4호선이 통과하며 최근 대야미역~안산시계간 도로가 개통됨에 따라 외지인의 접근이 편리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

특히 천년 사찰인 수리사와 전통고옥, 방자유기 전수관, 신도비 등 문화유적을 비롯 군포문화원이 지정한 군포 8경중 5경이 집중돼 있다.

그러나 마을내에 교통, 상하수도, 도로 등 일부 도시 기반시설이 미흡하고 오랜세월 개발제한에 묶여 휴양 시설과 테마가 부족한 실정이다. 또 노후된 주택들로 인해 낙후성을 면치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민관이 새로운 개발 방향 모색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있다.

이에 따라 시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시민의 휴식공간조성과 자연생태체험장 조성 등을 통해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다.

핵심사업으로 인간중심의 친환경도시건설을 위한 '에코테라피 타운(Eco-Therapy Town)'조성을 본격 시도하고 나섰다. 에코테라피 타운은 생태학 또는 환경을 의미하는 에콜로지(Ecology)와 치료를 의미하는 테라피(Therapy)의 합성어로 학문적으로 적립된 용어라기보다는 자연생태계의 원리를 이용, 건강증진을 도모하고자하는 점을 강조하기위해 만들어낸 용어다.

에코테라피 타운은 ▲건강음식, 수변생태마을 ▲한방테마마을 ▲자연, 문화, 건강마을 ▲천연허브마을 ▲자연예술마을

▲자연휴양림 체험마을 ▲문화, 역사, 한옥마을 ▲캠핑마을 ▲오리쌀마을 ▲친환경 고급전원마을 등을 컨셉트로 한다.

시는 이를위해 대야미지역의 특화발전을 위한 기초조사 용역을 완료하고 올해 6월까지 개발계획 용역에 들어가 2010년 3월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거쳐 도립공원 지정을 눈앞에 둔 수리산 도립공원과 연계, 2012년 1차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야동 지역 고유 테마만들기로 추진되는 대야동 특화브랜드 개발은 그린벨트(GB)우선 해제취락지구인 속달, 덕고개, 납다골, 둔터, 대감마을 등 5개마을을 하나의 벨트로 연결, 가족 휴양시설과 문화 레저친수공간으로 조성된다.

또 주변 반월·갈치저수지 수변지역과 수리산 도립공원 등 주변 그린벨트 해제지역이 함께 개발될 예정이다.

시민의 관심도가 많은 반월저수지 수변공원조성 계획은 단계적으로 수변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우선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가 가능한 중심광장, 저수지를 한번에 돌아볼 수 있는 전망데크길, 전망대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자연학습 관찰지구, 생태환경체험지구, 생태여과습지지구 등도 설치 예정이다.

또한 도립공원지정을 위한 타당성조사가 완료돼 2011년 착공을 목표로 기초조사 및 공원조성계획수립 용역에 들어간 수리산도립공원조성사업은 행정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시가 도립공원부지내 9km구간의 임도변에 2009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등산로, 체험숲, 편익시설 등 을 갖춘 도·농 상생의 숲 체험 쉼터도 조성하고 있다.
 
주변 가볼만한 곳

 
#수리사(속달동 329)
수리산의 울창한 수림속에 묵묵히 터를 지켜온 수리사는 신라 진흥왕때 창건된 사찰. 경기도 지정 전통사찰 제86호로 수리산 슬기봉 남쪽 경사에 위치하고 있다. 현존하는 건물인 대웅전, 삼성각, 나한전, 요사채 등과 대웅전안에 봉안돼 있는 석가여래좌상, 관음보살상 등에서 천년을 넘게 이어져 내려오는 수리사의 법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동래정씨 동래군파 종택(속달동 24-4)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95호로 지정. 조선중기의 문신 정사룡(1491~1570)이 마을에 들어오면서 지은 건물. 파시조인 동래군 정난종(1433~1489)의 손자로서 가옥 맞은편 산중턱에 정난종의 묘역이 있다.안채와 사랑채, 작은 사랑채, 행랑채 등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으며 사랑채는 전면 5개칸으로 구성된 전후툇집으로 조선후기 살림집의 기능을 중시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덕고개 당 숲
덕고개 마을에 위치한 당 숲은 전국 아름다운 숲 대회에서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마을 숲' 우수상에 선정된 곳. 오래전부터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당제를 지내 온 당 숲에는 굴참나무, 갈참나무, 너도밤나무 등 수령이 100년~200년 가량된 고목이 양쪽으로 늘어서 신령스러움과 신비함을 더해 준다. 가을 단풍철이면 당 숲의 아름다운 절정을 맛볼 수 있다.


#반월저수지(둔대동 460)
건너편 산등성이가 일년내내 듬직한 물그림자를 만들어 주는 반월저수지는 저녁 무렵 선홍빛 낙조의 황홀함에 취할 수 있는 곳으로 연인, 가족단위로 즐겨 찾는다. 주변 맛깔스런 식당들이 보는 즐거움과 함께 먹는 즐거움까지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57년에 준공됐으며 집예골, 샘골, 지방바위골의 물이 남동방향으로 흘러든다.

#방자유기 전수관(대야미동 609)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0호로 지정된 방자유기 기능보유자 김문익씨가 운영하는 방자유기 전시관에는 50여년간 묵묵히 전통의 맥을 잇는 방자유기장으로 살아온 그의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다. 방자유기제작기술은 한국 수공예중 가장 오래된 예술로 청동과 주석을 72대28로 배합해 만든 제품. 방자놋쇠를 불에 달구어 두들기면서 징, 꽹과리, 반상기 등 공예품을 만든다.


#대야도서관 누리천문대
대야도서관 부설 누리천문대는 국내에서 드물정도로 첨단 시설을 갖춘 도심 시민천문대. 5m원형돔에 200㎜ 대형굴절망원경 등을 갖춘 천체관측실과 3.5m 실내원형돔을 설치한 천체투영실, 천문우주체험관, 4D입체영상관 등에서 무료 천체관측으로 신비한 우주여행에 빠질 수 있다. 천문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천문행사도 연간 수시 진행하고 있다.

#김만기 선생묘 및 신도비(대야동 158-3일대)
경기도 기념물 제131호로 조선 숙종의 장인이자 문신인 김만기 선생은 송시열의 문인으로 효종 3년(1652) 사마시에 합격하고 이듬해 별시 문과에 급제, 승문원에 등용돼 수찬, 정언, 교리 등을 역임했다. 묘역중앙에는 대형 분묘가 8개의 호석에 둘러있고 앞 왼쪽에는 묘표가 있다. 오른쪽 앞줄에 숙종 어필의 묘표가 있으며 전면 좌우에 8각의 망주석과 문인석이 있다.
 
/자료·사진제공=군포시

/군포=전남식기자 blog.itimes.co.kr/nschon
 
 
토종 로하스 마을 특화개발 앞장
 
"어메니티(Amenity,쾌적함)창출을 위한 대야동만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이웃과 환경을 어우르는 토종 로하스(Lohas)마을을 만들겠습니다."

김진호 대야동장(52)은 시가 추진하고 있는 대야미지역 특화개발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 변화는 고향을 등지는 지역민에게는 진정한 삶의 터전이 되고 관광객에게는 지친 삶의 쉼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믿고있다.
김 동장은 "지역 낙후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돼 왔던 그린벨트의 해제는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가능케 했고 특화개발은 도시 브랜드가치 상승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수리산을 중심으로 도립공원이 조성되고 반월·갈치호수 주변으로 수계 네트웍 휴식처가 형성되면 수도권에서 이 만한 쉼터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간혹 유럽여행에서 가족과 이웃이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현지인들을 볼때마다 그들로부터 발현된 행복감을 조만간 내고장에서 직접 체험 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 동장은 "가족에게는 편안한 쉼터, 연인에게는 낭만이 어우러지는 추억의 명소, 청소년에게는 생태체험학습장으로 변모를 꾀할때 비로소 목적사업에 충실했다고 보는만큼 향후 밑그림부터 본그림이 나올때까지 시민모두가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경기도가 도유림이 대부분인 수리산 일대를 호조건으로 판단하고 도립공원지정을 추진하는 등 행 재정적 지원이 예상되나 향후 대야미특화개발사업에도 행정절차이행을 위한 편의제공이나 도로 등 기반시설확충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 등이 국도비에서 뒷받침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군포=전남식기자 (블로그)nsch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