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명의 사상자를 낸 인천 인현동 상가화재 참사는 사고가 나자 자취를 감추었던 라이브Ⅱ 호프집 업주 정성갑씨가 잠적 4일째인 3일 경찰에 자수해옴에 따라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그런데 자수한 정씨가 어제부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비호세력에 관련한 비위 공무원들의 명단을 하나씩 경찰 추궁에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증폭되었던 의혹이 조만간 밝혀질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때문에 희생자 가족이나 시민들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이번 사건은 강력한 수사를 통해 사고원인과 업주를 비호해온 세력을 철저히 가려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사고는 여러 정황으로 보아 단순한 돌발사고가 아니다. 우리사회 여러 영역에 걸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드러난 인재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안타까워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5명의 청소년이 목숨을 잃고 78명의 부상자가 아직도 생사의 갈림길에서 신음하고 있는데도 지금까지 책임을 「네 탓이오」 전가하고 책임을 질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내 책임이라고 나서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게 아쉽다. 이번 참사 수사는 당초 인천중부서에서 취급해오다 여론에 부딪히자 인천경찰청으로 이송되어 진행중이다. 그런데 이 사건 수사가 경찰청으로 격상된 데는 참사를 낸 업주 정씨의 뒤에는 비호세력이 있음에도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정씨 사무실에 경찰관들이 수시로 드나들었으며 정씨가 매달 수백만원~수천만원씩의 뇌물을 뿌렸다는 경리업무를 맡았던 사람들의 진술이 아니더라도 공무원들과의 유착 관계가 깊어 있었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경찰에 불려와 구속된 공무원은 중구청 임시직원과 정씨 집에 세들어 살던 경찰관 등 하위직 수명에 불과하고 고위직으로는 인천중부서장에게 책임을 물어 직위해제했을 뿐이다.

 그래서 지금같이 부도덕한 업주와 일선공무원 몇명을 형사처벌하고 관계 기관 책임자가 유감을 표하면서 재발방지를 다짐하는 식의 대응 자세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고와 관련, 먹이사슬에 얽힌 관련자를 명확히 밝혀내기 위해서는 검찰이 나서야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호프집 화재사건에 관련된 공직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