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광 의 코카서스 여행기
게가르드 동굴 수도원을 다녀와서오후에 '성 리프시마 교회'에 갔다. 전형적인 아르메니아의 소박한 교회이다. 트르다트 3세(왕)는 자신과의 결혼을 거부한 립시마(로마에서 포교하러 온 처녀)를 군중들이 돌을 던져 죽게 했다. 트르다트 3세는 처음에는 그리스도교를 믿지 않았으나 리프시마가 죽은 후 나중에 믿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로마에서는 많은 처녀들이 복음을 전하러 아르메니아로 보내졌다. 지금 우리들이 보는 교회는 초기의 교회건축으로 618년에 세워졌던 예배당을 개축한 것이다. 쌓아올린 '돌 불록'과 작은 창을 통해 들어오는 희미한 햇빛,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제단으로 가면서 오른쪽 계단을 내려가니 리프시마 성인의 묘가 있다. 그 옆에 리프시마 성인이 얻어맞은 돌이 몇 개 놓여 있었다. 리프시마 교회는 UNESCO의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었다. 교회입구 양쪽에 재임기간, 1715~1725년, 1726~1729년의 두 왕의 묘가 있다.

아르메니아 정교의 총본산, 에치미아진 교회에 갔다. 에치미아진은 아르메니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며 AD 180년부터 340년까지 아르메니아의 수도였다. 아르메니아는 2세기에 거슬러 올라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그리스도교 국가이다. 그 아르메니아 정교의 총본산이 에치미아진에 있다. 넓은 부지의 한 복판에 있는 대성당의 건축양식은 단순하며 회랑은 없고 십자형의 예배당이 있을 뿐이다. 천장은 돔(dome)으로 되어 있으며 고깔모자와 같은 지붕이 있다. 에치미아진 대성당은 2000년에 UNESCO의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었다. 에치미아진 대성당에는 7년마다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졌던 아르메니아의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모인다고 한다. 이곳에서 아르메니아 민족의 굳은 유대를 엿볼 수 있다.

오후 늦게 즈바르트노츠 유적에 갔다. 7세기에 이곳에 장대한 교회가 세워졌다. 그러나 10세기에 아랍인들이 흔적이 남지 않게 파괴해버렸다. 지금은 그리스 건축과 같은 원주가 복원되어 있다. '즈바르트노츠 고고학 유적'은 교회설계에 관하여 넓은 지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2000년에 UNESCO의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었다.

긴 하루가 지나갔다. 오후 7시 30분이 되어서야 예레반의 호텔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