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달걀값이 말이 아니다. 30개들이 한판에 2천3백∼2천8백원이라고 하니 한알에 백원도 안 되는 꼴이다. 알낳는 성계가 너무 많아 그만큼 양계장에서 쏟아져 나오느라 수급 밸런스가 깨진 때문이란다. 물가는 오르는게 정한 이치인데 값이 떨어지는 것은 달걀뿐이라는 자조의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이런 달걀이 예전에는 귀했었다. 고향집 뒤란의 암탉이 알을 낳기가 무섭게 한개씩 모았다가 장날 내다 팔아야 가용에 보탰었다. 어쩌다 어른들 진짓상에 달걀찜이라도 오르면 한술씩 떠주셔야 겨우 맛볼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흔하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대량생산의 방식 때문이다. 산란기계의 신세가 된 암탉들이 쥐덫같은 비좁은 철창속에서 밤에도 전등불 아래 모이를 쪼면서 계속 알을 뽑아준다. 닭 한마리의 연간 평균 산란수는 135개였으나 지금 250개 정도는 보통이라고 한다. 이것이 양계장의 철망에 갇힌 오늘날 암탉들의 운명이다.

 사실 달걀 부피의 대부분은 알에서 병아리로 부화되기까지의 영양소 덩어리이다. 그러니 영양가가 풍부할밖에 없다. 학자들은 달걀이 단일식품으로는 가장 뛰어나다고 말한다. 특히 단백질로 따지면 거의 완전에 가까운 이상적인 식품이라고 평가한다. 그것을 사람들이 가로채는 셈이다. 그래서였을까. 원래는 사람들이 달걀을 먹지 않았다는 설도 있다.

 흔히 알려지기로는 흰 달걀보다 누런 놈이 영양가가 높다고 한다. 실제로 자신있게 주장하는 요리전문가도 있다. 그런가하면 영국의 주부들은 그렇게 믿고 있는데 비해 미국에서는 그 반대로 여긴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생물학자에 의하면 껍질의 색깔은 달걀의 마지막 단계에 결정될 뿐 그때쯤이면 영양가는 이미 형성되어 있어 근거없는 낭설이라는 것이다.

 양계농가들을 돕기 위해 인천농협이 무료로 삶은 달걀 나눠주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10만개를 소비할 때까지 계속하리라는데 이에 앞서 어려운 가정에는 이미 나눠주기를 했다고 한다. 배추 한 포기 더 먹기나 공짜달걀 먹기의 다급함보다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