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평택지역에서도 미군 전투기의 오인 사격과 폭격으로 군인과 피란민 등 100여명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26일 평택군지(84년 발간)와 김병길씨(74·평택시 원평동) 등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51년 7월4일 정오쯤 평택시 평택동 옛 평택역 상공에 미군 전투기로 보이는 항공기가 나타나 평택역과 당시 성동국교에 오인, 기총사격과 폭격을 했다.

 이 때문에 수원 신병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친 뒤 기차를 타고 후송되던 중 평택역에 머물던 군인 101명과 역 주변에 있던 피란민 수십여명이 숨졌다.

 당시 평택읍사무소 재무계 서기로 있던 김씨는 『그날 아군기의 공습훈련이 있을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고 가두방송을 하던 중 평택역 상공을 돌던 미군 전투기가 평택역을 향해 집중사격을 하는 것을 200여m 떨어진 곳에서 직접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평택군지 129쪽에는 『유엔군 폭격기로 보이는 군용기가 7월4일 평택상공에 나타났다. 주민들은 우군 비행기가 평택상공을 선회하는 것을 보고 손을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상공을 선회하던 비행기가 느닷없이 성동국민학교쪽에다 기관총 사격을 가하고 나더니 시내 간선도로와 평택역에 집중 사격과 폭격을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군지에는 또 『당시 수습된 사체 101구는 역구내에 가매장됐다가 서울 수복후 합정1리 공동묘지에 가매장됐으며, 101용사의 묘역을 만들어 매년 군과 사회단체에서 합동위령제를 지내다 당시 생존한 인솔장교의 주선으로 국립묘지에 안장했다』고 기록돼 있다.

 시민들과 당시 희생자유족 등은 노근리학살사건과 마찬가지로 평택 사건도 정부차원서 진상규명 및 피해보상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평택=이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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