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경제
인천에 소재한 대학에 몸담고 있는 필자로서는 어떻게 하면 인천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항상 관심을 두게 된다. 최근 해외출장 중이나 국내에 주재하는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들이 인천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주저 없이 인천공항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아! 외국인들에게 이제 인천은 물류허브의 이미지가 자리 잡고 있구나." 하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참여정부 초기 인천은 동북아 경제중심정책의 최대 수혜(?) 도시로 부상하였다. 특히 정부가 동북아 물류중심 전략 추진과 인천국제공항을 세계 수준의 허브공항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와 정책을 추진하면서 공항이 위치한 인천시로서는 동북아 허브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03년 8월 송도, 영종, 청라지구를 포함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되었고 이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설립되어 외국인 투자유치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과 함께 인천공항, 인천항 인근에 자유무역지역이 지정되어 외국인 투자유치를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이 차근차근 조성되고 있다.
물론 인천의 경우에는 경제자유구역과 자유무역지역이 공항을 중심으로 지정된 면이 있고, 이로 인해 공항과 항만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에 현격한 차이가 나는 점, 운영주체와 관리권이 이원화 내지 삼원화 되어 있어 효과적인 외자유치에 장애가 되고 있는 점,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있는 점 등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인천공항공사가 명확한 관리권을 가지고 있는 공항물류단지가 공항 및 항만 자유무역지역 중에서 가장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개발되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운영주체나 관리권의 일원화 또는 편리한 프로세스의 정립이 투자유치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대변해 주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도 외국인을 위한 생활 및 교육환경 개선, 도시문화 콘텐츠의 개발 등 추진해야 할 수 많은 과제가 있지만 인천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훌륭한 인프라 여건이 마련되어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필자는 글로벌 허브도시가 되기 위한 또 하나의 핵심요인으로 글로벌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꼽고 싶다.
어떤 전략이든지 이를 실현하는 것은 사람이다. 세계적인 물류허브인 싱가포르, 네덜란드는 정부와 지자체가 허브전략의 특성에 맞는 인재양성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 에라스무스대가 그 예라 할 수 있다. 최근에도 스페인 Zaragoza시가 물류허브전략을 수립하고 Zaragoza대와 미국 MIT가 공동으로 설립한 물류대학원을 신도시에 전략적으로 유치한 사례가 있다.
최근 인천시도 송도국제도시 내 국제학교를 유치하여 외국인을 위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국내외 유수대학을 유치하여 허브도시에 걸 맞는 고급인재양성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지역대학들이 송도국제도시 교육부지 배정방식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는 등 심각한 문제점도 노정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대학부지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물리적 요인에도 기인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인천시가 장기적으로 어떤 허브도시로 발전할 것인지, 어떤 인재를 양성하여 인천시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일 것인지, 그리고 이러한 인재를 가장 잘 육성할 수 있는 대학을 어떻게 유치하고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목표와 기준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싶다.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그의 저서를 통해 21세기 세계경제를 통찰하면서 "이제 국가나 국경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으며 세계는 평평해 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가나 도시만이 세계경제의 중심이 되고 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인천시도 허브도시를 위한 인재양성 전략, 당면 사안인 송도국제도시 대학유치 등에서 무엇보다 도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관점에서 그리고 관련 주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명확한 목표와 기준을 가지고 진행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권오경 인하대 물류전문대학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