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경 (사)좋은 친구들 부회장
얼마 전 제2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경북 김천시에서 열렸다. 지난 5월 인천시장애인체육회가 출범하고 나서 처음 출전하는 전국장애인체전이라 그런지 인천시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250여명의 선수단을 파견하였다.
전국장애인체전 관계자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김천시의 체육시설은 대회자체를 치르기에 역부족이었다. 자체 경기장이 부족한 탓에 종목별로 분산되어 7개 시·군에서 행사를 치러야 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숙박시설로 인해 장애인선수들은 체전기간 내내 많은 불편과 어려움을 겪어야했다.
장애인체육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전국장애인체전이 이러할진데 과연 지역의 장애인체육시설은 어떠하겠는가.
인천의 경우 장애인 운동선수들은 장애인체육관 한곳 이외엔 변변한 체육시설이 없어 특수학교, 복지관 연습장 등을 전전하며 연습과 훈련을 하고 있는 형편이다. 장애인 운동선수들을 위한 체육시설이 희박한 것보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일반 장애인들을 위한 생활체육 시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문화관광부와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2006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장애인 3천143명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생활체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1주일에 2~3회 이상, 1회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하는 장애인 생활체육 인구는 4.4%에 머물렀다. 이것은 비장애인 생활체육 인구인 44.1%의 1/10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한 현재 운동을 하고 있으나 불규칙적으로 하고 있어 생활체육의 '정의'에 해당되지 않는 '생활체육불완전인구'로 분류되는 장애인은 42.1%를 차지했고, 현재 운동을 하지 않지만 앞으로 할 의향이 있는 인구는 37.4%로 나타났다. 조사결과만 보더라도 장애인의 생활체육 욕구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장애인을 위한 생활체육 시설이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어 생활체육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반면 장애인은 경사로, 승강기 등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생활체육시설의 미비로 인해 운동을 통한 재활훈련과 건강증진, 지역사회에서의 커뮤니티 형성 등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생활체육을 하는 장애인들은 운동을 통해 얻는 효과로 '건강과 체력이 좋아 진다' (47.4%), '해냈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19.1%), '재활치료의 효과' (11%)등으로 응답해 운동을 통해 얻는 삶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나왔듯이 장애인들에게 생활체육은 단순히 운동의 차원을 넘어서 치료와 재활의 측면에서도 대단히 효과적이다.
또한 장애인생활체육 저변 확대를 위한 질문에 많은 장애인들은 장애인전용체육시설의 확충 및 개방을 제일로 꼽았으며(49.5%), 그 다음으로 정부의 법적· 제도적 지원체제의 강화를 (10.7%) 바라는 것으로 답하였다. 그밖에 장애인이 가까운 곳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원봉사자, 지도자 등의 환경구축도 장애인 생활체육을 위한 필요사항으로 지적됐다.
설문조사 결과대로 장애인생활체육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장애인생활체육시설의 건립과 이를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밑받침되어야한다. 이는 예산의 문제를 떠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이자 차별 없는 공동체를 위한 투자이다.
인천시가 2014년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체육시설의 확충과 환경개선을 위해 많을 힘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 와중에 장애인을 위한 생활체육시설이 고려되어 장애인들도 땀 흘리며 삶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생활체육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인천은 진정한 '명품도시'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