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망과 섹스를 다룬 필름 느와르풍의 스페인 영화 두편이 이번 주와 다음 주 잇따라 개봉한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라이브 플래쉬」(9일 개봉)와 「보카 보카」의 감독 마누엘 고메즈 페레이라가 연출한 「당신의 다리 사이」(16일 개봉).

 「라이브 플래쉬」는 「내 어머니의 모든 것」으로 99년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 스페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으로 떠오른 알모도바르 감독의 최신작.

 영화는 스페인 내전 당시 크리스마스 이브 날 버스안에서 태어난 한 남자의 인생을 중심으로 인간사의 욕망과 사랑, 운명 등을 보여준다. 인간사의 모든 면을 정교한 드라마 구조에 그려낸 영화는 주인공들이 얽히게 되는 운명의 실타래를 스페인 현대사와 맞물리도록 서사적으로 짜 놓은 것이 특징이다.

 과거 알모도바르의 영화가 연극적 요소나 원색적인 비주얼에 의존한 문법으로 장기를 살렸던데 비해 드라마 구조를 살리고 총격신 등으로 필름 느와르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당신의 다리 사이」는 성을 근원적으로 접근해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와 사회적 통념, 정상과 비정상의 개념을 파헤치는 섹스 스릴러물이다. 섹스중독증을 스릴러적으로 접근한 이 영화는 네오 느와르의 스타일인 섹스 강박증, 살인 음모, 배신이 이야기 전개의 주종을 이룬다.

 섹스중독증 환자 재활모임에서 만난 남녀 주인공들이 겪는 불륜과 치정, 살인을 중심으로 영화가 전개된다.

 시종일관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해 히치콕이나 브라이언 드 팔마의 심리스릴러를 연상시킨다. 이번 극장 개봉에 앞서 지난 7월 열린 올해 부천국제 판타스틱영화제에서 초청 상영돼 관객들이 뽑은 시티즌 초이스상을 수상했었다.

〈구준회기자〉 j hkoo@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