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연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봄기운처럼 따뜻한 사람은 남에게 덕을 베풀어 봄 햇살을 받아 만물이 소생하듯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래서 복을 받게 된다. 그러나 쌀쌀한 겨울 기운처럼 냉랭한 사람은 남에게 인색하게 굴어 겨울 날씨가 만물을 얼어 죽게 만들 듯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으니 그로인해 복을 받지 못한다.
그러므로 인정이 넘쳐흘러야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복을 받게 된다. 마음을 쓰는 것도 실상 따지고 보면 타고난 성품에서 많이 나타난다.
꽤 오래 전으로 기억된다. 품성이 온화한 덕이 할머니는 자신보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자한 분이시다. 어느 날 아들의 궁합을 봐달라고 하는데 아무리 보아도 며느리 될 아가씨의 성격이 과격하기도 했지만 남편 궁이 부실하여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둘의 사이는 궁합이 잘 맞는 편으로 그런대로 사이는 좋았던 모양이었다. "며느릿감으로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 아닌데 어떡하죠?"
덕이 할머님은 걱정을 태산같이 하면서도 그래도 둘의 관계가 갈 때까지 간 사이라 남의 규수를 망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고민이 되었다.
"남의 처자를 망가뜨려놨으니 쯧쯧…." 그래도 아들이 사랑한다니깐 끝까지 반대하기가 꺼림칙했던 모양이었다. 그 분의 성품으로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자신의 자식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불교에서는 남에게 베푸는 것을 보시(布施)라고 말한다. 보시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행해야 함은 물론 누구에게 베푼다는 생각조차 마음속에 지니고 있지 않아야 진정한 보시라고 했다.
바로 할머님의 성품이 그러했다. 이러한 사고를 지닌 할머님을 늘 존경하며 지켜보았는데, 한동안 소식이 없더니, 꽤 오래 만에 다시 뵙게 되었다. 그런데 놀란 것은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이 꼭 중병을 앓는 사람처럼 얼굴이 황폐해 있었다. "아니? 어디 편찮으시기라도?" "그때 선생님이 결혼시키지 말라는 얘기를 귀담아 들었어야 하는 건데…." 순간 후회하는 빛이 역력하게 보였다. 다음 ; 상부살의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