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돌보미 최규란 씨
"아르바이트로 생각하면 할 수 없어
진실 담은 봉사 … 큰 보람 선사
"

"나 죽을 때까지 왔으면 좋겠어."
큰딸이 신청해 지난 7월부터 노인돌보미 서비스를 받고 있는 양철하(90) 할아버지는 돌보미 최규란(57)씨의 손을 꼭 잡으며 그렇게 말했다.
최씨는 일주일에 두번, 혼자 생활하는 할아버지 댁을 찾아 빨래, 설거지, 청소 등 가사일을 돌본다. 각종 세금 고지서도 챙기고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할아버지와 함께 외출을 하기도 하고 말동무도 해 드린다.
일주일에 한번 노인복지센터에서 배운대로 할아버지의 혈압과 혈당을 체크하는 것도 최씨의 몫이다.
최씨는 할아버지를 포함해 3명의 노인들에게 돌보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평소 봉사활동을 자주하며 지내다 노인 돌보미 제도를 듣고 120시간 교육과정을 이수해 돌보미로 활동하게 됐다"며 "내 나이도 적지 않아 교육을 듣는 사람들은 나를 왕언니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최씨는 "봉사를 하겠다는 진실된 마음이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돌보미 활동으로 돈을 벌려고 하거나 잠깐의 아르바이트로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돌보미 활동을 설명했다.
서비스 비용의 일부(자부담 15%,월 3만6천원)를 지불해야 하는 바우처 사업이 첫 도입됐기 때문에 인식부족으로 생긴 에피소드도 많다.
노인들 중에는 "내 돈 내고 내가 받는데 시키는 것은 다해야지"라며 돌보미를 종 부리듯 하기도 하고, 막상 신청을 하고도 다른 사람이 집에 들어오는 것에 거부감을 느껴 불편해 하는 일도 있다.
최씨는 "어르신들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해 드리지만 돌보미라는 개념은 함께하는 가족의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처음 한달 동안은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두려고 했다"며 "그러나 어르신들의 닫혔던 마음이 열리고 이제는 내가 올 때만 기다리셔서 힘이 닿을 때까지 돌보미 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고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홍신영기자 blog.itimes.co.kr/cubs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