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경비수준서 핵 잠수함·초음속 미사일 개발
러시아 바르야그 함정 들여와 첨단 개조  
국방예산 불투명… 국제사회 우려 이어져
중국이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지배권의 종식을 위해 빠른 속도로 해군력을 증강하면서도 그에 따른 우려를 불식시키는 조치는 외면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다롄(大連)항에 정박하고 있는 러시아의 바르야그 함정의 경비대는 관광객들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경비대원들은 "이 배는 러시아에서 수입한 배가 아니며 그 배는 이미 다른 곳으로 떠났다"며 함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신문은 이 경비대원의 사례가 비밀리에 해군력을 증강하고 있는 중국의 현재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경제 발전과 외교력의 증대에 맞춰 그동안 상대적으로 오래된 해군력을 증강하는 것을 군비 증강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20년전 해안 경비 수준이었던 중국 해군력은 핵공격이 가능한 잠수함과 초음속 대잠 미사일 등을 포함한 군함을 개발하거나 다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러시아로부터 바르야그 함정 등을 들여와 이를 첨단 장비로 개조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대만의 군사 전문가 앤드류 양은 "중국의 해군력 강화는 중국이 대만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개입을 막기 위한 의도가 있다"며 "중국의 급속한 무기 개발은 2015년이 되면 미국이 대만 영해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할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미국 역시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의회에 제출한 '중국 군사력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 군사력의 확대가 동아시아의 군사력 균형을 변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며 중국의 핵군사력 향상이 아.태지역 밖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 국방 예산의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18% 늘려 450억달러를 집행한다고 밝혔지만 국방관련 전체 예산은 3배인 1천250억달러에 달한다"며 "중국 국방예산에는 외국으로부터의 무기획득, 군관련 연구개발비 등 상당 부분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장친성(章沁生) 부총참모부장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미국의 이런 주장은 냉전적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며 중국의 군사전력은 자기방어와 평화적 발전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신문은 중국 당국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군비에 대한 투명성이 제고되지 않고서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불식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