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 김종희 前 인천대 교수
정년 퇴임 이후 심리치료 공부·드럼 재미에 흠뻑

심리치료 상담사, 드러머… 대학에서 25년 간 학생들을 가르치다 지난해 정년 퇴임한 김종희(67) 전 인천대학교 교수는 퇴임한 뒤 오히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현재 심리치료상담사 공부에 집중하는 한편, 드럼을 치며 젊음을 되찾고 있다.
"세상을 살면서 세상으로부터 또 많은 분들로부터 무수한 혜택을 받았습니다. 그 은혜에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 교수는 후배들을 위해 명예교수직을 고사하며 지난 해 정년 퇴임을 했다. 이후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심리치료 상담사가 괜찮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요즘 가정폭력 등 가정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문제가 많잖아요? 불행한 가정을 행복한 가정으로 바꾸어주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현재 가톨릭 심리상담 전문교육을 이수 중이다. 80시간 이상의 강의를 듣고 3년 이상의 상담 경력을 쌓으면 정식 심리상담사가 된다.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올해지만, 퇴직 1년 전부터 그는 심리학 강의를 들어왔다.
"퇴직을 앞두고 강의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오히려 제가 강의를 들었어요."
공부와 함께 그의 하루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게 '드럼'을 치는 일이다.
"대학에서 전공한 것이 독문학과 함께 연극학 입니다. 학교에선 20여 년간 연극반 동아리를 이끌기도 했어요. 연극을 하려면 끼가 있어야 하잖아요?"
스트레스도 풀고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생활도 할 수 있는 것이 그에겐 드럼이었다.
바이올린과 같은 현악기에 비해 타악기는 배우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을 필요한 것이 아니다. 북을 두드릴 때 그는 세상의 온갖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리며 봄기운이 몸에 가득 차는 기분을 만끽한다.
김 교수는 현재 94세 된 시어머니와 남편, 딸, 정신지체아와 함께 과천에서 살고 있다. 결혼한 뒤 25년 간 시어머니를 모신 '효부'인 그는, 시어머니 친구격인 정신지체아와도 한 지붕 아래 살아왔다.
"사람들은 어쩌면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자아실현을 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나이는 수치에 불과하다는 말이 저는 정말 가슴에 와 닿습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으로 하루하루가 얼마나 재밌는지 모릅니다."
/김진국기자 blog.itimes.co.kr/fre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