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필두로 하는 정보 통신 분야의 발전은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산돼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있으며, 증권업에서도 「사이버 트레이딩」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게 되었다.

 사이버 트레이딩이란 투자자가 증권사를 방문하거나 전화를 하지 않고도 인터넷이나 PC통신 등 컴퓨터와 전산망을 이용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주식을 직접 매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이버 트레이딩 과정을 몇 단계로 나누어 보면, 첫 번째는 단순히 통신망을 이용한 가격조회 단계로 아직 「거래」라고 말할 수준은 아니다.

 두 번째 단계는 통신망을 이용해 주식 매매가 가능한 단계로서, 현재 우리나라 각 증권사들은 PC 통신망이나 자체 전산망을 통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 세 번째 단계는 「사이버 증권회사」의 출현단계이다. 인터넷과 같은 가상 공간에 증권사가 독립된 지점을 만들고 주식매매를 중개하는 형태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기존 증권사가 자회사의 형태로, 또는 타업종에서 증권업 진출을 시도하면서 설립이 진행 중에 있다.

 네 번째 단계는 「사이버 증권시장」의 출현 단계이다. 기존 증권사나 증권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인터넷 장터를 통해 개인들이 직접 주식을 매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증권거래소를 통하지 않은 거래는 불법이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보완이 되지 않는 한 요원하다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사이버 트레이딩 시장은 초기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사이버 트레이딩 영업은 영업공간과 범위의 제한 없이도 최소의 마케팅과 전산인력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파격적인 수수료 할인부담을 감당하면서도 각 업체는 선두기업의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업체간의 경쟁은 저렴한 거래비용과 시간적 공간적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도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98년 불과 전체 주식약정의 3.1%에 불과하던 사이버 트레이딩의 규모는 99년에 들어오면서 매달 평균 100% 이상의 신장률을 보이면서 현재 약 17%에 이르고 있고 2000년에는 30% 이상을 차지하리라 전망되고 있다.

 그렇지만 인터넷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증권시장에서 인터넷 활용이 본격화된 것은 불과 1, 2년의 일이다. 더욱이 기존의 증권업조차 개선의 소지가 많고 정보 인프라 스트럭처가 부족한 한국에서 사이버 트레이딩이 건실하게 성장하기 위해 몇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들이 있다.

 인터넷 보급의 최대 걸림돌인 느린 데이터 전달 속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이용자들을 감당하지 못하는 시스템의 능력부족, 보안상의 문제점,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전산 장애 등은 사이버 트레이딩의 활성화를 위해 기본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들이다. 특히 매매시점이 중요한 증권거래에 있어 전산 장애는 치명적인 것이다.

 아울러 사이버 트레이딩 이용자들에게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용자에게 직접 편리하게 주문을 내는 권한이 부여된 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이용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개인 투자자가 대다수인 우리나라 사이버 트레이딩 이용자들은 빈번한 매매와 저가, 관리 종목의 주식들을 집중적으로 거래하는 투기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증권거래의 형식에 변화가 왔다고 해서 거래의 기본 원칙이 바뀐 것은 아닐 것이다. 사이버 트레이딩의 출현은 투자자들에게 보다 나은 투자 환경을 마련해 주었지만 투자의 성과는 투자를 위해 쏟는 노력과 지식 없이 요행을 바라는 비정상적인 투기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