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임덕수 씨
섬세한 인간적 면모에 반해
고교부터 수동카메라 수집
틈틈이 모아 어느덧 45개나


"수동 카메라의 매력에 빠진 이상 쉽게 발을 빼기가 어려울 것 같네요."
30여년 동안 카메라 수집에 푹 빠져있는 세무사 임덕수(49)씨.
부평구 부평4동에 세무회계사무소를 두고 있는 임씨는 매일같이 바쁜 일정속에서도 카메라 관리만큼은 철저하다.
고등학교 시절 외삼촌에게 물려받은 수동카메라를 인연으로 지금까지 모은 카메라 수만 벌써 45개에 이른다.
"카메라 수리전문점을 지날때마다, 진열장에 놓인 녀석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임씨의 카메라 사랑을 지켜보는 지인들 중에는 낭비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임씨에게만큼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임씨는 첨단 과학을 담아놓은 작은 기계로부터 경이로움은 물론 인간미를 느끼기 때문.이 때문에 임씨는 이 작은 기계를 볼 때마다 눈을 떼지 못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디지털 카메라가 빠르고 간편함을 자랑한다면 수동카메라는 불편하지만 인간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단 한번의 촬영만 허락할 뿐 수정이 불가능한 수동카메라야말로 인간사와 맞닿아 있다는게 임씨의 생각이다.
이처럼 임씨가 애지중지 아끼는 카메라 중에는 외국 유명영화에 등장했던 카메라도 있다.
"제가 소장하고 있는 카메라 중에는 배우 그레고리 펙이 로마의 휴일에서 기자역할로 나와 사용하던 카메라도 있습니다. 카메라를 볼 때마다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듯 착각에 빠지곤 하죠."
임씨의 카메라 매력은 손때 묻은 오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이름 모를 누군가가 사용한 오래된 카메라에서 임씨는 추억을 느끼고 인간미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이 발달한 이시대 젊은이들에게도 언젠가는 수동카메라의 매력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빠르고 간편하진 않지만 신중하고 섬세한 수동카메라를 배운다면 잃어버린 정(情)을 느낄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록 많은 양은 아니지만 훗날 작은 박물관에의 기증을 꿈꾸는 임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작은 카메라 한대를 손에 쥐고 과거의 여행을 떠난다. 찰칵~.
/김지환기자 blog.itimes.co.kr/art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