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수사력 자랑하는 '베테랑'
"사소한 단서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추적하는 형사로서의 근성이 빠른 사건 해결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최근 광주에서 일어난 단위농협 은행털이 무장강도 사건의 범인을 치밀하고 끈질긴 수사 끝에 40시간만에 검거한 광주경찰서 곽경호 형사과장(경찰대3기).
부임 일주일만에 은행강도 발생이라는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난 그는 당시 긴박하게 돌아갔던 사건을 회상하며 "비록 작은 단서였지만 그냥 지나치지 않고 '혹시?'라는 의심을 가져본 그런 순간적인 판단이 사건 해결에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오후 4시10분 쯤 광주시 외곽에 위치한 한 단위농협에서는 일대 소란이 벌어졌다. 헬맷과 마스크를 착용한 은행강도가 침입, 순식간에 직원들을 위협해 2천여만 원을 빼앗아 달아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처럼 대담성을 보인 범인도 광주서 강력팀의 베테랑 형사들에게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결국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것처럼 은행을 털었던 범인은 그렇게 싱겁게(?) 검거됐다.
당시 광주서는 즉각 수사본부가 구성돼 범인 검거에 나섰고 40시간만인 지난달 16일 오전 9시30분 범인을 긴급체포하는 개가를 올렸다. 곽 과장은 범인이 도주하다 버린 소형오토바이 열쇠에서 나온 전화번호를 단서로 치밀한 수사를 진행시켰다. 그 번호가 범인에게 오토바이를 판매한 여주군의 오토바이 대리점인 사실을 확인한 뒤 범인으로 추정되는 구매자의 신원 파악에 주력했다. 이후 범인은 오토바이를 사면서 휴대전화 번호를 남겼던 것으로 드러났지만 범인의 휴대전화 번호가 아니었다. 그러나 형사들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추적한 근성이 사건의 조기 해결에 결정적인 열쇠가 됐다. 결국 범인인 박모(33)씨는 집요한 경찰의 추적에 범행사실을 모두 자백할 수 밖에 없었고, 한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농협 은행강도 사건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정종식 경사와 이성주 경장이 각각 일계급 특진했고, 곽 과장은 이택순 경찰청장으로부터 직접 경찰청장 표창을 수여받는 영광을 안았다.
/광주=송영규기자 blog.itimes.co.kr/ygsong